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반려견 '마루' 사망 소식을 SNS에 게재했다. 풍산개 파양(罷養)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딸 다혜 씨가 문 전 대통령이 반려견과 지낸 일상을 삽화로 만든 '개 달력'을 만들어서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유기와 다름없는 풍산개 두 마리를 파양한 문 전 대통령과 풍산개를 소재로 달력을 만들어서 판다는 발상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과 '개 달력' 판매에 이은 마루 사망 SNS 등 '3연타'는 반려동물에 대한 문 전 대통령 가족의 인식이 얼마나 위선적인가를 짐작하게 한다. 키우던 개를 파양한 마당에 유기견을 입양할 것을 촉구하고 유기견 지원에 '개 달력'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뻔뻔함과 이중성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사람이 먼저다'를 정치 구호로 내세워 대통령이 됐지만 서해상에서 표류하다가 북한군에 피격·소각 처리당한 공무원 이대준 씨를 구조하기는커녕 '자진 월북자'로 처리한 총괄 책임자가 자신이었다고 고백하면서 유족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이대준 씨는 '사람'이 아닌가?
'잊혀진 대통령이 되고 싶다'던 그는 퇴임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일상을 공개했다. 그렇게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하면서 재임 시절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에 대해서는 '무례하고 불쾌하다'는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풍산개 파양의 속사정은 결국 사육비 때문이었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그의 뿌리 깊은 위선적 인식이 한몫했을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인 2021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는 '정인이 사건' 대안으로 입양 아동에 대한 파양과 교환을 제시해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입양아도 파양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반려견 파양은 그에게 문제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개 달력'도 만들어 팔고 다시 마루의 죽음을 이용한 감성팔이에 나서는 것 아닌가.
때맞춰 풍산개 두 마리의 거처가 광주의 동물원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문 전 대통령은 마루의 사망에 대해 "그만하면 잘 산 견생(犬生)이었다"고 자평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끝에 동물원 눈요깃감으로 전락한 '퍼스트 독' 풍산개의 파란만장한 견생도 행복할까.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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