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은 대구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로 손꼽힌다. 1970년대 국립현대미술관 앙데팡당전과 대구현대미술제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후 설치, 조각, 비디오, 사진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로 실험적이고 유동적인 작업을 평생 해오고 있다.
그가 6년 만에 신작 개인전 'Light and Wind'를 갤러리 신라(대구 중구 대봉로 200-29)에서 펼쳐보인다. 이번 작업에 주목하는 작업 요소는 에너지.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에너지가 있다, 혹은 없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가시적인 영역에 들어있는 에너지를 공간이나 장소에 한정해 보여주려는 시도다.
전시 제목처럼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에너지는 빛과 바람이다. 그는 전시에 앞서 바람이라는 주제로 실험 영상을 촬영했다. 작가들의 흔한 아이디어 스케치처럼, 그는 영상으로 스케치를 남겨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요동치는 에너지를 담았다. 그 영상 스케치는 고스란히 전시장 공간으로 옮겨졌다.
이 작품은 1977년, 국립현대미술관 앙데팡당전에서 전시했던 바람 작업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지금의 에어간판 형태와 흡사한, 어쩌면 시대를 앞선 그 작품으로 '눈에 보이는 공기'를 구현해냈다. 그 작품과 일맥상통하는 이번 작품 역시 또다른 에너지 작업의 확장을 위한 과정이다.

또한 작가는 3차원의 공간에 빛으로 드로잉한 작품을 선보인다. 흰색,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등 다섯가지의 LED네온 빛으로 자유롭게 공간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빛도 크레용과 마찬가지로 그림의 재료인 셈"이라며 "작업실에서 작게 테스트만 해보다가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준 갤러리 덕분에 작품을 펼쳐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작업을 지속해온 그는 "평생을 어느 한 곳에 묶여있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보통 작가들은 재료나 기법 등을 통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려하지만, 나는 거기에 묶이는 순간 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 주변의 모든 것이 작업의 재료가 됩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도전은 계속 될겁니다."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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