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서 구조된 푸들, 끝내 세상 떠나…견주 처벌은?

지난 9월 25일 구조된 푸들 홍역으로 11월
철도경찰 "견주에 대한 수사는 내년 1월쯤 결론날 듯"
동물보호단체, 동물학대범죄 양형기준 수립 촉구하기도

지난 25일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에 강아지가 갇혀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사진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내 유실유기동물 공고에 강아지가 올라와 있는 모습.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제공
지난 25일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에 강아지가 갇혀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사진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내 유실유기동물 공고에 강아지가 올라와 있는 모습.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제공

지난 9월 25일 동대구역에서 구조된 푸들이 홍역에 걸려 죽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학대범죄에 관한 양형기준의 부재로 범죄억제 효과가 떨어진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에서 구조된 푸들이 지난 11월 18일쯤 홍역에 걸려 죽었다고 22일 밝혔다. 케어 관계자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동물보호센터 등에서 다른 개체들과 뒤섞이며 홍역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생후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푸들은 약 22시간을 물품보관함 속에 갇혀있다 지나가는 시민의 신고로 발견됐다. 이후 동물보호단체가 견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철도경찰에 고발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견주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철도경찰은 "판단하기가 애매한 부분들이 많아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 1월쯤에는 송치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학대범죄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303건이었던 동물학대범죄는 2017년 398건, 2018년 531건, 2019년 914건, 2020년 992건으로 집계됐다. 4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동물단체들은 양형 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되는 비율이 90%에 달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은 50%를 겨우 넘어서는 정도"라며 "일관성 있는 판결과 범죄억제를 위해서라도 명확한 양형기준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 체계로 개편하고 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돌봄 의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동물학대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법안을 2024년까지 발의할 계획"이라며 "동물복지 정책을 논의하는 동물복지위원회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전담기구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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