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t 트럭에 라면 가득 실어 보낸 기부자…유일한 조건은 '익명'

부산 한 행정복지센터에 라면 550박스 전달한 익명 기부자
경남에는 4천700여만원 익명으로 전달한 나눔 천사도

익명의 기부자가 부산 한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한 라면 550박스. 부산 사상구 제공
익명의 기부자가 부산 한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한 라면 550박스. 부산 사상구 제공

익명의 기부자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달라며 1천만원 상당의 라면을 부산 한 행정복지센터에 보냈다. 그는 기부하며 반드시 '익명'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22일 부산 사상구에 따르면 이달 초 사상구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5t 트럭이 도착했다. 트럭 안에는 1천만원 상당의 라면 550박스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기부자는 "추운 겨울을 힘들게 보내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담당 직원에게만 전했다.

그는 "신원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기부 물품을 도로 회수할 것"이라며 다소 이색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행정복지센터는 전달받은 기부품을 어려운 이웃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이영혜 모라3동 동장은 "경기 악화로 후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기부는 취약계층에게 단비와 같다"며 "홀몸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감사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익명 기부자는 경남에서도 나왔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익명의 나눔천사'가 올해 세 번째로 성금 4천749만4천810원과 손편지를 두고갔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이날 아침 일찍, 발신번호제한 전화를 통해 모금회 사무실로 전화했고,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 중증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병원비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기부 의사를 알렸다.

그는 또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 행복한 성탄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을 전했다.

익명의 나눔천사는 지난 3월 강원·경북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을 위해 600만 원, 11월 이태원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을 위해 1천만 원의 성금을 손편지와 함께 두고갔다. 이번까지 올해 세 번째 기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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