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1호 청년예술가 양성 공간 '가창 창작 스튜디오' 문 닫는다

지난 2007년 조성, 약 200명 청년예술작가 거쳐가
소유주 대구시교육청 임대 중단…市는 매입할 재정 여력 없어
문화예술진흥원으로 통폐합하면서 새 공간 모색에 집중

가창창작스튜디오. 매일신문DB
가창창작스튜디오. 매일신문DB

대구 첫 예술작가를 위한 레지던시 공간인 '가창 창작 스튜디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일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에 따르면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가창 창작 스튜디오가 부지 소유주인 대구시교육청과의 임대 계약 종료로 1월 말 운영이 종료된다.

가창 창작스튜디오는 지난 2007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레지던시 공간으로, 대구시가 폐교된 우록분교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년 예술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 매년 10명 이상의 작가가 입주해 작품 및 전시활동을 펼쳤으며 15년 넘는 동안 약 200명의 청년예술작가가 양성, 배출됐다.

그동안 가창 창작스튜디오의 운영은 대구문화재단이 맡아왔다. 재단 측은 대구시교육청과 3년마다 부지 임대 계약을 갱신해오면서 올해 4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이 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 더 이상 부지 임대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운영이 힘들어졌다.

대구시교육청은 대구시에 가창 창작 스튜디오 매입을 권유했지만 대구시는 도심 내 레지던시 공간이 생겨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매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매입 예산은 50여억원에 달했다.

더욱이 지난해 대구문화재단이 문예진흥원으로 통폐합되는 상황도 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출범한 조직이 혁신안을 찾으면서 시설 노후화, 시내와 거리가 먼 점 등 가창 창작 스튜디오의 단점을 보완할 새로운 레지던시 공간을 마련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문예진흥원은 우선 사라지는 가창 창작 스튜디오를 대신해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을 레시던시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청년예술활성화지원사업을 강화해 지역청년 예술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운영이 종료된 가창 창작 스튜디오는 우선 대구시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지금도 일부 부지를 나무은행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자체 활용 방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지자체가 매입하도록 하거나 민간 매각도 고려하는 등 다각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레지던시: 예술가들이 일상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일정한 시간에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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