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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트로피와 화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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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논설위원
김태진 논설위원

올해 첫 국제대회 우승 소식은 테니스에서 나왔다.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의 권순우였다. 그의 우승에 팬들의 흥분이 조금 더 컸던 까닭은 본선 진출자 한 명의 불참으로 밟은 본선이었던 것이다. 대타로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건 힘겹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사기(士氣) 면에서는 잃을 것이 없기에 오히려 실력 이상의 괴력이 발휘될 수 있어서다.

동화 같은 우승 스토리만큼 권순우가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 모양에도 눈길이 쏠렸다. 호주 원주민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뱀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뱀이 승천하는 형상이었는데 목재 재질의 예술 작품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고 보면 테니스 대회의 트로피는 개성이 뚜렷하다. 대개 뭔가를 담을 수 있는 용기(容器) 형태인데 아닌 것도 제법 있다. 멜버른 서머셋 트로피는 부메랑 모양, 윔블던 여자 단식 트로피는 접시 모양이다. '비너스 로즈워터 디시'(Venus Rosewater Dish)다.

컵 모양의 대표적인 트로피로는 '유로컵'이 있다. 손잡이가 있는 은빛 대형 항아리다. '앙리 들로네'(Henri Delaunay)라는 별칭이 있다. 대회 창시에 기여한 유럽축구연맹 초대 사무총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항아리 모양 트로피로 챔피언스리그의 '빅이어'(Big Ear)도 있다. 귀를 닮은 손잡이에서 온 애칭이다.

두 트로피 모두 태생적 기능에 충실할 수 있겠으나 선수들은 굳이 축하주를 트로피에 부어 나눠 마시진 않는다. 월드컵은 용기의 기능이 없다 보니 역시 입맞춤 세례로 끝난다. 다만 조기축구회 등 아마추어 세계는 다르다. 트로피에 술을 부어 마시는 게 불문율이다. 함께 일군 업적을 기리려는 의도로 풀이하면 알맞다.

보건복지부에서 온 보건소장이 "보건복지부에서는 화합을 위해 술을 대접에 담아 돌려 먹는다"며 냉면 그릇에 폭탄주를 돌려 마시다 물의를 빚어 원대 복귀했다. 화합은커녕 공분만 배회하니 함께 고생한 것을 위로하는 자리였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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