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매체 "尹 이란 발언, 또 혓바닥 잘못 놀렸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언급은 이번이 처음

6박8일간의 UAE(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6박8일간의 UAE(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는 발언을 비난하고 나섰다.

24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신보는 윤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또 혓바닥을 잘못 놀렸다"고 비판했다. 북한에서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신보는 "그 말 한마디 때문에 한순간에 적을 만들어놓았다고 남조선에서는 소동이 일어나고 해당 나라는 입장을 명백히 밝히라며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며 "밖에 나가서는 초보적인 외교상식도, 의례도 모르고 망발질하여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까지도 적으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 순방 중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난 윤 대통령은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에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역시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파병 장병 격려 발언을 외교 문제로 비화시키려는 매국적 행태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우리 군 파병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한 격려 발언이 어떻게 외교적 발언이 될 수 있는가"라며 "우리 군 최고 통수권자가 파병 장병에게 격려와 함께 현지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대처하라는 정신 무장을 주문한 발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도 서면브리핑에서 "이란 외무부는 이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는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불충분했다'고 밝혔다"면서 "국민의 깊은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적을 줄이고 친구를 늘리는 것이 외교의 기본인데, 윤 대통령은 적을 늘리는 외교를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임기가 아직 4년이나 남았다. 지금이라도 빨리 고치지 않으면 대통령이 순방을 나갈 때마다 국민은 마음을 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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