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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견 경태' 후원금 6억 가로챈 커플 징역형…"선한 감정 이용해 경제적 이익"

반려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6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와 그 여자친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택배견
반려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6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와 그 여자친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택배견 '경태' 모습. 매일신문 DB

반려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6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와 그 여자친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부장판사는 27일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택배기사 김모(34) 씨와 그의 여자친구 김모(39) 씨에게 각각 징역 2년과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460만원을 배상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놨다.

이들은 지난해 3, 4월 반려견 '경태'와 '태희'가 아파 병원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SNS를 통해 1만명이 넘는 사람에게서 기부금을 받고 돈을 빌린 뒤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횡령한 기부금과 빌린 돈 약 6억1천만원 대부분을 도박에 사용하거나 빚을 갚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택배기사 김 씨와 그의 반려견 '경태'는 2020년 12월 택배차량 조수석에 탄 모습으로 유명해졌다. 경태는 김씨가 일하러 나가면 우는 등 심한 분리불안 증상을 보여 조수석에 태우고 배송을 다닌 것이 알려진 것이다. 이를 알게 된 택배회사 대한통운 쪽은 김씨의 반려견을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했다. 이후 김씨는 보호소에 머물던 다른 강아지를 입양한 뒤 '태희'라고 이름 붙였다.

재판부는 주로 SNS를 관리하고 후원자들과 소통해 자신의 계좌로 후원금을 받은 여자친구의 죄가 김씨보다 더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반려견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느낀 공감 등 피해자들의 선한 감정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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