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6일 주요 당직을 맡은 현역 국회의원들을 차기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시키겠다는 내용의 공천개혁안을 발표했다. 대구 출신으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을 지내고 있는 천 후보가 이번 주 대구경북(TK) 및 수도권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험지 출마론'으로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천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개혁안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한 최고위, 원내지도부 및 그에 준하는 비대위와 당무집행기구 핵심 당직자에게 그 권한에 비례한 책임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 당은 윤핵관을 포함해 당으로부터 많은 혜택과 권한을 받은 사람은 오히려 안전한 후방에 있고, 혜택을 받지 못한 인재들에게 앞에 나가 싸우라고 해왔다. 그래서는 안 된다"며 "많은 혜택과 권한을 받은 인재들이 오히려 앞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가 이날 별도로 배포한 21대 국회 핵심 당직자 명단에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 이철규 전 전략기획부총장 등 윤핵관과 김기현 전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또 TK에선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 김상훈 비상대책위원(대구 서구), 김석기 사무총장(경주), 송언석(김천)·추경호(대구 달성·전) 원내수석부대표, 양금희(대구 북구갑)·김형동(안동예천·전) 대변인, 강대식 전 조직부총장(대구 동구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천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권 지역구 중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당선되지 못한 지역구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50% 미만이었던 수도권, 호남권 지역구에 출마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천 후보는 회견을 마친 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당직을 맡지 않아 명단에서 빠진 데 대해 "마음 같아서 장 의원은 그냥 컷오프(경선 탈락)시켜버리고 싶다"며 "다른 분들이 다 수도권 등에 나가는 데 혼자서만 비겁하게 뒤에 숨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천 후보의 험지 출마론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전 대표가 띄운 '팔공산 논쟁'과 판박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노원구병 당협위원장인 이 전 대표는 대구 수성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주 원내대표를 향해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느냐"며 험지 출마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대구 출신인 천 후보는 첫 선거인 지난 21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광양곡구례갑에 출마해 낙선했으나 이후 지역을 떠나지 않고 당협위원장을 맡는 등 당 험지를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당대회 막판 험지 출마론을 띄우며 제2의 이준석 돌풍을 기대하는 천 후보는 28일 TK, 내달 2일 수도권 합동토론회에서 공천개혁안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 공략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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