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위대'를 자임하고 있는 개딸(개혁의 딸)들의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순수 지지 모임의 성격을 넘어 '묻지 마 식 지지 강요'와 '이 대표의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일삼는 등 막무가내 행태를 보여서다.
정치권에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진영논리에 반(反)지성주의가 더해지면서 개딸들이 한국 정치의 퇴행을 주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나아가 개딸들로 대표되는 최근의 팬덤정치가 대의제의 근본적인 위기를 촉진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강제 출당 청원 동의 독려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된 직후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제명을 요청하는 청원은 2일 오후 4시 현재 약 3만5천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달 28일 해당 글이 올라온 지 이틀 만에 동의율 69%를 넘었다.
청원인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그것 때문에 지금 이재명 대표님께서 고통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면서 "지금 대한민국을 검사 독재정권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자'는 청원도 이날 오후 4시 기준 2만5천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분들은 이 대표의 잘못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고 적었다.
당 안팎에선 '개딸'들이 억지논리로 정치판을 흐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구제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무기명 비밀투표'의 의미와 필요성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투표 결과를 두고 특정인의 책임론을 제기하거나 투표 결과 공개를 주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확증편향만으로 특정인에 대한 마녀사냥을 진행하고 있다. 내부에서 자정 작용을 통해 걸러내지 못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했다.
개딸들의 비이성적 행태에 당 지도부까지 나서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이 단단하게 하나 되는 것보다 급선무는 있을 수 없다"며 "단결과 단합을 저해하는 언행은 서로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대구 북구갑)은 "민주의 탈을 쓴 마녀사냥식 공포정치"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보편타당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당장 정치적 효용에 급급해 팬덤의 결속 만을 겨냥할 경우 대의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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