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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최하위 김희국 의원, 동료 의원에겐 '여의도 현인'

필요한 만큼만 모집하는 후원금…국토위 법안심사 등 '해결사' 활동

김희국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합뉴스
김희국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합뉴스

'국회의원 299명 중 296위. 국민의힘 115명 중 114위'

김희국 국민의힘 국회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이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한도액인 3억원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천550만원을 모금, 사실상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여의도 정가에선 김 의원을 두고 여의도의 도인 또는 현인으로 평가한다. 최근 진영논리와 팬덤이 지배하는 정치판에서 김 의원의 철학과 소신이 현실 정치에서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김 의원 측은 후원금에 대해 '꼭 필요한 만큼 모금한다'는 철학이 확고하다.

실제 2020년 7천440만원, 2021년 1억3천126만4천원, 2022년 4천550만원을 모금, 대구경북(TK)에서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선 경선이 진행된 2021년에는 유승민 캠프에서 활동한 탓에 평년보다 모금액이 다소 많았다.

최소한의 후원금만 모금하는 김 의원은 농어촌 지역구 기준으로 6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우편 발송 의정보고서를 21대 국회에서 한 번도 발간하지 않았다. 대신 문자 메시지 등으로 모바일 의정보고서만 발송하고 있다.

불필요한 대언론 활동도 자제한다. 일부 국회의원실에선 매일 배포하는 홍보 보도자료는 '한 달에 한 번'도 내지 않을 때가 많다. 입법도 반드시 필요한 만큼만 하기에 지난해 통틀어 딱 3건만 대표 발의했다.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비범한(?) 의정활동은 김 의원의 별명을 '여의도의 도인'으로 만들었다.

다만 홍보에 무관심하면서 지지율 하락은 면치 못하고 있다. 매일신문이 올 초 실시한 국회의원 평가 여론조사에서 지역구 주민 32.4%만 '만족'이라고 답해, TK 25명 지역구 의원 중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의성군의원과 경북도의원을 지낸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관료 출신의 김 의원께선 점잖고 매너가 있으신 건 분명하지만, 지역에선 '국회의원이 있는 줄 없는 줄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동료 국회의원 사이에선 '여의도의 현인'으로 불리며 호평이 대다수다.

특히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으로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의 법안심사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야 극한 대결로 상임위가 파행을 빚으면 탈무드에 나오는 명언과 글귀를 소개하며 피아 구분 없이 쓴소리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에 한 언론에선 김 의원을 두고 '국토위를 노니는 음유시인'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김 의원이 특권과 권위의식 없이 입법부로서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는 모습은 최근 여야가 진영논리와 팬덤정치에 갇혀 극한의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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