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별똥' 나일성 교수 "100년 후에도 살아남을 책 출간해 자랑스럽다"

나 교수·이계순 씨 '과학고서 해제집' 3권 출판기념회
27명 연구자들이 50권의 옛 과학고서와 유물 탐독·연구 해설

(사)과학문화진흥원은 7일 예천 단샘어울림센터에서
(사)과학문화진흥원은 7일 예천 단샘어울림센터에서 '과학고서 해제집'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나일성(사진 왼쪽)·이계순 공동편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엄재진 기자

"그동안 40권 정도 책을 썼지만, 100년 후에 남을 만한 책이 하나도 있어 보이지 않아 실망했었습니다. 오늘 '한국의 우주관'에 이어 100년 후에도 살아남을 두 번째 책을 출간한 것을 자랑거리로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천문학계 세계적 석학 '별똥' 나일성(90) 연세대 석좌교수는 7일 경북 예천군 단샘어울림센터에서 열린 '과학고서 해제집' 3집 출판기념회에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이날 책 출판기념회에는 출판 사업을 주관했던 (사)과학문화진흥원 김규탁 이사장과 백옥경 원장을 비롯해 나일성 교수와 이계순 상임이사, 정인열 가톨릭대 교수, 집필자 및 연구자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책 출판을 위해 예산을 지원했던 김학동 예천군수와 도기욱 경북도의원, 김남일 포항부시장 등을 비롯한 200여 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나일성 교수는 "책 세권을 합치면 1천700쪽이 넘는다. 예상하지 못했던 큰 책이 됐다"며 "예천에 와서 '나일성 천문관'을 짓고 20년 가까이 살면서 여러 일이 있었지만, 책을 쓰는 재주밖에 없는 저에게 김학동 군수께서 길을 열어 주셨다. 감사 드린다"고 했다.

이 책은 지난 2019년 1집을 시작으로, 2020년 2집에 이어 올 해 3집을 펴냈다. 27명의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사)과학문화진흥원은 7일 예천 단샘어울림센터에서
(사)과학문화진흥원은 7일 예천 단샘어울림센터에서 '과학고서 해제집'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나일성.이계순 공동편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학동 예천군수 등 200여 명이 함께해 출판을 축하했다. 윤영민 기자

이들은 수년에 걸쳐 전국 박물관과 도서관을 다니면서 50여 권에 달하는 옛 과학고서를 탐독하고, 과학 유물에 대한 연구와 실사 등을 거쳐 책을 완성해 냈다.

고려와 조선조 개기일식과 일식에 대한 기록은 물론 '수준기' '축음기' 등 과학기구, '돈황성도' '황도총성도' 등 그림과 책에서 전해지는 옛 과학 연구 기록들을 현대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설명해 놓고 있다.

이번 책 출간에는 또 다른 편저자 이계순(69) (사)과학문화진흥원 이사의 노력도 빼 놓을 수 없다.

중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중국 등지에서 교육사업, 재외동포지원재단과 함께 지구촌 곳곳의 한글학교 지원 사업을 해오던 이 이사는 출판사업을 총괄했다. 필자들과 계약은 물론, 원고가 완성될 때까지 한사람당 편균 50~70여통씩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이계순 이사는 "진흥원은 이번 출판사업과 함께 옛 역서(曆書·달력) 복원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옛 과학도서 연구과정에서 얻은 사례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연극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나일성 교수는 안동 도산서원에 들렀다가 인연이 되어 지난 1999년 사재 30여억원을 털어 예천군 감천면 덕율리에 33만㎡(1만여평)에 '나일성 천문관'을 지었다. 소행성 중 한국 이름을 가진 소행성은 '세종'(96년)과 '나일성'(99년.국제천문연맹 소행성 회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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