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재명 전 비서실장, 유서에 이 대표 언급했다

노트에 "열심히 일만 했는데 억울…", 이 대표 관련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10일 오전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전모 씨가 지난 9일 숨진 채로 발견된 가운데, 그가 작성한 유서에는 이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숨진 전 씨는 이현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에 퇴직했다. 전 씨는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의 후원금 133억5천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와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전 씨가 몇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아왔고, 향후 예정된 조사가 몇 차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전 씨의 유족은 "(전 씨가) '성남FC 의혹' 사건으로 퇴직 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유족은 "(전 씨가)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전 씨는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은 "김성태 전 회장 모친상에 경기도 비서실장이 조문을 왔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는 '김성태 모친상 때 이재명 측근 대리 조문'의 제목으로 보도됐는데, 전 씨가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전 씨가 숨졌던 전날 현장에는 그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 씨는 유서에서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또 이 대표의 이름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족은 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유서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서에 관해서는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며 "시신 부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