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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조선제일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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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논설위원
최경철 논설위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국회에서 잦은 설전을 벌이면서 '한동훈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 왔던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CBS 라디오에 나와 한 장관을 '조선제일혀'라고 했다. 검사 재직 시절 거물들을 가리지 않고 수사했던 한 장관에게 붙은 별명이 '조선제일검'이었는데 한 장관의 입심을 그의 별명에 빗대 평가한 것이다. 언뜻 칭찬 같았지만 김 의원의 말에는 가시가 박혀 있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의 말솜씨는 역공, 허 찌르기, 또 대담한 사실 왜곡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서 한 장관을 거짓말하는 수다쟁이로 끌어내렸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특기는 거친 언어 사용을 통해 상대를 주저앉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한 장관에 대한 최전방 공격수가 되고 있는 김 의원도 이 유형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한 장관에게 맹공을 가해 초선에 불과한 김 의원은 여론의 주목도를 크게 높이는 효과를 얻어냈다. "사실 왜곡을 잘한다"고 한 장관을 몰아붙인 김 의원이지만 허위로 판명 난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태연스럽게 국회에서 제기하면서 가짜 뉴스의 진원지까지 된 사람이 바로 김 의원이다.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려는 정치권의 시도가 나타날 때마다 국민들이 눈에 불을 켜고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쌓아온 경력과 언변만 보면 국회를 비롯한 정치판에 '조선제일혀'가 수두룩하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이들을 웅변가로 보지 않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소환한 단어처럼 함부로 말을 내뱉는 '벌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고, 정치가가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말이다. 정치가는 말을 잘해야 지지와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고,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 의사결정을 만들어낸다. 정치가 곧 말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역대 유명 정치인들도 '제일혀'를 가졌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의 한국 정치판처럼 나쁜 말 대잔치를 벌이지는 않았다. 아름다운 말로 정치적 승부를 벌이는 진정한 '조선제일혀'가 나와야 우리 정치가 바뀌고 국민의 신뢰 점수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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