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되는 MBC '100분 토론'이 1천회 특집으로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논객 1명씩 테이블 양쪽에 마주 앉힌다.
홍준표 대구시장(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유시민 작가(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다.
▶홍준표 시장의 경우 요즘 페이스북에서 '글'로 국민의힘 안팎 인사들과 바둑의 다면기(多面棋,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동시에 대국하는 것) 같은 다중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 100분 토론에서는 오랜만에 '말'로, 콜라를 닮은 그 특유의 언변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등 친민주 성향 유튜브 방송에 꾸준히 출연하며 대정부여당 공세를 펼쳐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100분 토론 1천회 특집 방송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시장은 100분 토론에 출연한 대표적 보수 논객이고, 유시민 작가는 100분 토론 사회자 출신이기도 하다.
둘 다 일명 '말빨'로는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막상막하다.

▶두 사람의 100분 토론 출연 자체가 오랜만이고,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하는 것은 4년 만이다.
지난 2019년 10월 22일 100분 토론 20주년 특집(첫 방송이 1999년 10월 21일) 때 '공정과 개혁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출연했는데, 이때도 두 사람의 '맞장토론'이 콘셉트였다. 당시 '홍준표 VS 유시민'이라는 부제가 붙기도 했다.
이때는 문재인 정부 초중반기로, 홍준표 시장은 앞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의 19대 대선 승부에서 패배한 데 이어 7회 지방선거에서도 당이 참패하며 자유한국당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난, 정치 인생에서 바닥에 가까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반대로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은 데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도 진행하며 진보 지지층의 핵심 스피커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었다.
▶2019년 토론은 2003년 3월 '검찰개혁'을 주제로 두 사람이 토론을 펼친지 16년 만이기도 했다.
즉, 두 사람을 대결 구도에 넣은 100분 토론은 2003년, 2019년, 그리고 이번 2023년에 방송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년 동안 정치 생명을 잃지 않고 '롱런'한 두 인물의 면모도 확인된다.
다만, 직전(2019년) 토론과 비교해 이번(2023년)엔 두 사람의 입지가 좀 바뀐 모습이다.
그 사이 홍준표 시장은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가, 비록 대선 경선에서 현 윤석열 대통령에게 밀려 탈락하긴 했으나, 보수 정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의 대구시장이 돼 차기 대권 주자로도 계속 언급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정권이 바뀌면서, 유시민 작가는 야권에서 대여 전선을 형성해 분투하는 논객이 됐다.
▶이번 100분 토론 1천회 특집은 홍준표 시장과 유시민 작가 출연분을 포함해 3부작으로 꾸며진다.
4월 11일 오후 9시에는 현 진행자 정준희 한양대 교수와 전 진행자 중 가장 유명한 손석희 JTBC 순회특파원이 출연한 특집 다큐 '그래도 토론'이 방송된다. 또 4월 18일 오후 11시 30분에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앞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토론의 미래'라는 제목 하에 출연한다.


3개 콘텐츠 가운데 이름값을 따지면 단연 홍준표 시장과 유시민 작가의 토론이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을만하다.
홍준표 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출연하는 이번 100분 토론 방송 제목은 '토론하면 좋은 친구'로 정해졌는데, 제목의 뉘앙스처럼 서로 훈훈한 덕담을 주고받으며 사회 각종 사안에 대한 비평에 집중할지, 아니면 이전에 서로 맞붙은 사례들처럼 날 선 발언을 교환할지 주목된다.
또 정치 분야 토론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높은 빈도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홍준표 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SNS 등으로 설전을 벌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두 인물 간 언쟁의 '불씨'가 점화할 기류는 딱히 없는 상황이다.
학창 시절 배경이 같은 대구인 두 사람의 경상도 사투리가 스튜디오를 채울 지에도 시선이 향한다.
나이는 홍준표 시장이 1954년생으로 68세, 유시민 작가가 1959년생으로 63세이다. 5살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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