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물가에 간편식 인기, 편의점 업계 '가성비 도시락' 전쟁

이마트24 지난달 밀키트 매출은 전년 대비 401% 증가
'김혜자 도시락' 재출시 GS25 도시락 매출 51.2% 급증
백종원 대표, 배우 주현영 내세운 '가성비 도시락' 출시
'런치플레이션' 영향… 대구 김치찌개 백반 값 7% 증가

먹거리 가격 부담으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소위
먹거리 가격 부담으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소위 '편도족'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겨냥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3월 28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도시락 등. 연합뉴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밀키트, 편의점 도시락 수요가 늘고 있다.

1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의 지난달 밀키트 매출은 전년 대비 401% 증가했다. 지난 1∼6일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24는 고물가 상황에 가까운 곳에서 '맛집' 메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밀키트 구매가 늘어난다고 보고 1년 전 20여 종이었던 밀키트 상품을 올해 44종까지 확대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밀키트 전 제품을 운영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예약 주문이 가능하게 했는데, 예약 주문 고객은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10% 이상 증가했다. 이마트24는 4월 한 달간 '이달의 밀키트 제품' 4종을 선정해 1개를 구매하면 1개를 덤으로 주는 행사를 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밀키트 상품을 예약 구매한 고객에게는 금액 할인권을 제공한다.

이른바 '김혜자 도시락'을 6년 만에 재출시한 GS리테일의 GS25는 출시 이후 2주간(지난 2월 15~28일) 도시락 매출이 직전 2주 대비 51.2% 뛰었다고 밝혔다. 김혜자 도시락의 총 생산 물량 대비 판매율은 97.3%에 달했다.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 도시락'은 한 달간 180만개 팔려나갔다.

혜자 도시락은 2010년 9월 배우 김혜자 씨와 함께 출시한 제품이다. 출시 이래 2017년 상반기까지 상품 40여 종이 출시됐고 1조원가량 판매됐다.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의 '혜자스럽다'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GS25는 최근 물가가 치솟고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고객이 늘자 1년 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4천원대 가격으로 혜자 도시락을 재출시했다.

편의점 CU는 올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세븐일레븐은 배우 주현영과 손잡고 저마다 '가성비 도시락' 제품을 선보였다. CU의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4천원대)은 출시 2주 만에 100만개가 팔렸고, 세븐일레븐의 '주현영 비빔밥'(4천원대) 2종은 출시 후 6일 만에 60만개가 팔려나갔다.

편의점 도시락이 호황을 맞게 된 건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합리적 가격의 편의점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지방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대구 평균 삼계탕은 1만5천333원, 비빔밥 가격은 8천800원, 김치찌개 백반은 7천333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5.74%, 6.24%, 7.32% 증가했다.

도시락 제품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안에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 시리즈를 1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학원가, 직장가 등에서 저렴하게 구성한 도시락이 많이 판매됐다"면서 "외식비 부담이 커진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편의점 도시락 생산량을 계속해 늘리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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