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0 총선을 1년가량 앞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잠행을 끝내고 대구 동화사를 찾았다. 대구경북(TK)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의 귀향 후 첫 '외출'에 대해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활동 폭을 넓힐 경우 내년 TK 총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날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의 동화사 방문 소식에 대체로 외출 이상의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다. 정치적 해석을 극도로 경계하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TK 한 다선 의원은 "건강 문제로 칩거하다 회복하고 난 후 대구에서 응당히 인사드릴 분(의현스님)을 늦게나마 찾아뵌 것 아니겠느냐"며 "이밖에 다른 해석은 다소 성급하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오랜 인연이 있던 의현스님을 만났다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른바 박근혜 사단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와중에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인 외출을 하면서 여러 억측을 내놓는다. 최근 유영하 변호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이 친박계 TK 출마 후보군에 오르는 터였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혼자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적절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 전 부총리도 이달 초 지역에 머물며 지지자들과 출마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들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두고는 의견이 나뉜다.
현재 당정 지지율이 30%대에 그치는 게 친박들이 활동할 공간을 넓혀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보수 결집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TK 일부 지역에 친박을 공천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유 변호사는 당내 3자 경선에서 18.62% 득표율로 '꼴찌'에 그치는 등 현실 정치에서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박근혜 사단이 운신의 폭을 넓힐수록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반발도 나온다. TK 한 초선의원은 "전광훈 목사 논란에 이어 친박 부활 프레임에 갇히면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참패하고 TK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구에서 첫 공개적인 외부 활동을 두고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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