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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청들어라" 대학원생 '궁녀'라 지칭하며 성희롱한 '황제' 교수

지난해 10월 교원징계위원회통해교수직 해임 후 소송

대구의 한 사립대 교수가 박사과정 중인 기혼 중국인 여성 유학생에게
대구의 한 사립대 교수가 박사과정 중인 기혼 중국인 여성 유학생에게 '궁녀'라 지칭하며 수차례 성희롱을 해 품위 손상 행위로 해임된 사실이 알려졌다. 남녀 자료 이미지. 매일신문DB

대구의 한 사립대 교수가 박사과정 중인 기혼 중국인 여성 유학생에게 '궁녀'라 지칭하며 수차례 성희롱을 해 품위 손상 행위로 해임된 사실이 알려졌다.

19일 판결문에 따르면 정교수 A씨는 중국인 유학생 B씨에게 자신을 황제로 학생은 궁녀라고 부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A씨는 B씨를 궁녀라고 지칭하며 수차례 성희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궁녀, 기분이 좋아지려면 너의 수청을 받아야 한다. 오늘 저녁에 나에게 수청을 들도록 하여라. 너가 택일을 하지 않아 황제가 결정했다", "총명하고 예쁜 궁녀 보고 싶구나. 캄캄한 밤에 달빛 아래서 만나면 되겠구나. 나의 키스를 받고 잘 자거라" 등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냈다.

이러한 A씨의 요구에 B씨가 "시간이 없다", "다른 일정이 있다" 등의 이유로 피하자 A씨는 논문 심사 탈락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B씨는 박사논문을 제출 후 심사 대기중이고 A씨는 2021년 상반기 박사논문 심사과정에 심사위원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A씨는 B씨에게 "너의 수청을 받지 못해 기분이 별로다. 이제 최종심사에서 결정만 내릴 것이다. 궁녀의 할복자살을 위하여"라며 불이익을 암시했다.

참지못한 B씨는 대학 인권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대학 측은 진상조사 후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의 행위가 성희롱과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교수직 해임을 결정했다. 중국에 미취학 아동을 자녀를 둔 B씨는 지난해 8월 박사학위 취득 후 귀국했다.

해임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A씨는 지난해 4월 대구지법에 해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심 재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으나 불복해 항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대학 인권센터에서 첫 조사를 받던 당시 '오히려 B씨가 자신에게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했다', '이제 중국 학생 논문지도는 일절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 먹게 됐다'고 하는 등 반성이나 개선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계 사유 중 성희롱 부분만 보더라도 파면에서 해임까지 처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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