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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여야 이제부턴 농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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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경제적으로는 세계 선진국인 한국의 정치가 후진국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대 진영의 실책이나 자책골 덕분에 우리 진영이 득을 보는 풍토가 고착화된 것도 문제의 하나로 진단할 수 있다. 내가 잘 해서 점수를 얻기보다는 상대의 잘못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구조가 정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거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상대방 실책으로 점수를 얻는 배구에 비유할 수 있겠다.

"여야 모두 싫다"는 무당층이 늘어난 이유도 어떻게 해서든 상대 실책을 부각하는 데에만 치중하는 여야 행태가 한몫을 했다. 내가 잘 해서 점수를 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상대방 실책을 공격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는 여야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나란히 쇄신 작업에 나서 눈길을 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연루 의혹이 있는 윤관석·이성만 의원 출당에 대해 "어떤 문제도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는다"고 했고, 그 직후 두 의원은 자진 탈당했다. 국민의힘 역시 악재를 털어내는 쇄신에 나섰다.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등의 발언을 한 김재원 최고위원,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의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공식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두 당의 쇄신 작업이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에서는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 체제가 건재하고, 개딸들의 박 원내내표에 대한 공격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칠 것이란 일부 전망도 나온다. 생색내기, 보여주기식 쇄신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우려는 상대에 대한 공격에 열광하는 정치 팬덤이 두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야 지도부가 상대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우려가 많다. 내가 잘 해서 점수를 얻는 농구를 하기보다 상대 실책에 기대는 배구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우리 정치가 후진국에서 벗어나는 것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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