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개성공단 공장 더 돌려" 무단 사용 규탄에도 아랑곳

북한 근로자를 위한 대형버스 240대에서 200대만 포착

지난달 20일 개성공단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버스(원 안)와 트럭(사각형 안)이 보인다. VOA 홈페이지
지난달 20일 개성공단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버스(원 안)와 트럭(사각형 안)이 보인다. VOA 홈페이지

북한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개성공단 무단 사용에 대한 규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공장 가동률을 더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20일 기준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개성공단 내 21곳의 건물과 공터에서 버스와 인파, 자재 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에는 개성공단 곳곳에서 버스와 트럭, 인파의 모습과 더불어 쓰레기장이 가득 차 있는 등 공장이 사용된 흔적이 담겨있었다.

공단 중심부 차고지에 주차된 버스 대수도 감소했다. 과거 차고지에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을 위해 제공한 대형버스가 약 240대 수준을 유지해 왔는데 이날엔 200대만 발견된 것으로 보아 공장을 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개성공단을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특정 건물 1곳에만 집중적으로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하고 나머지 5~6곳에서 가끔 트럭 등이 포착되는 정도였다.

VOA는 버스가 발견된 곳은 다수의 가죽, 신발 제조 업체, 의류 제조 업체 등의 공장 공터에서 버스가 포착됐으며 지난 2021년 8월부터 정기적으로 버스 8~9대가 정차해 온 '제시콤'에서도 이날 5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버스들은 파란색과 노란색 등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 편의를 위해 제공한 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에어로시티'다.

VOA는 "북한이 근로자를 동원해 개성공단을 계속 무단 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21곳에서 일제히 활발한 움직임이 위성사진에 찍힌 건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쿠쿠전자' 공장에서 대형 트럭이 공장 건물에 바짝 붙어있는 등 자재와 생산품을 옮기는 것으로 보이는 트럭들이 곳곳에서 포착됐다"며 "북한이 대규모로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가동률을 높인 것은 지난달 11일 권 장관이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사용을 규탄하고 법적 조치를 경고한 직후다.

당시 권 장관은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