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수확철을 맞은 대구 달성군 옥포 수박 농가가 출하의 기쁨 대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주 나흘간 계속된 비가 직격탄이 돼 애지중지 키웠던 수박이 아예 못쓰게 됐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달성군 옥포읍 신당리 한 비닐하우스 앞에서 농민 A씨가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는 "올해 수박 농사 다 접게 됐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의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지금은 수박을 수확해야 하는데, 물이 든 수박의 뿌리와 줄기가 다 타죽었다. 계약한 상인들도 꼭지가 누렇게 변한 상태의 수박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해 난감하다"고 탄식했다.
그는 "수박 농사만 20년 지었는데, 출하기인 5월에 나흘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계속된 비가 비닐하우스로 스며들면서 수박이 물에 잠겼다가 이번 주 날씨가 더워지면서 줄기와 뿌리가 메말라버렸기 때문.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대구 달성군 지역에는 총 119㎜의 비가 내렸다.
옥포농협은 A씨와 같은 처지에 처한 수박 농가가 25가구쯤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옥포 지역 전체 수박 농가 50여 가구 중 절반 이상이 비 피해를 본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수박 비닐하우스 한 동당 600만~700만원에 거래됐는데, 피해 비닐하우스만 500~600동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전체 피해액만 4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피해 농가의 재해보험 적용 여부다. 농협손해보험 측 관계자는 "호우주의보 등 기상경보가 발효돼야 보험 대상이 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보험 적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달성군도 피해 농가 구제책 마련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농작물재해보험 심사팀과 정부 등에 협조를 구해 피해 농가가 최대한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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