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洪시장 UAE 두바이 방문…신공항·K-2 후적지 '공공주도형' 검토

두바이에서 대구 미래 50년 길을 찾다…홍준표 시장 시찰
상징적 건축물 중심…관광·상업 방사형 확대 개발

대구시 대표단은 1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두바이의 공공주도형 개발 방식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군 공항 후적지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대표단은 1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두바이의 공공주도형 개발 방식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군 공항 후적지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대구시 제공.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두바이의 마천루를 내려다 본 모습. 대구시 제공.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두바이의 마천루를 내려다 본 모습. 대구시 제공.

홍준표 시장 등 대구 대표단이 두바이를 방문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K-2 후적지 개발에 공공주도형 두바이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다.

1971년 7개 토후국으로 출범한 아랍에미리트(UAE)은 석유 매장량 세계 6위의 산유국이다. 천연가스 매장량과 석유 생산량 역시 세계 6위 규모로 막대한 '오일머니'를 자랑한다.

그러나 석유 중 94%는 수도인 아부다비에 집중돼 있다. 두바이에서 나는 석유는 3%에 불과하다. 빈약한 석유 자원에도 두바이는 중동의 중심이자 금융·무역·교통·관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두바이가 '오일머니' 없이 성공한 배경에는 대규모 공공 개발과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세제 감면 등 규제 완화와 보건, 교육, 치안 등 안정적인 사회 인프라를 바탕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를 통한 도시 개발이 두바이를 세계적 도시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홍 시장 일행은 두바이 현지 방문을 통해 상징적인 건축물을 중심으로 거대한 관광·상업 공간을 점차 확대하는 두바이의 도시 계획 방식의 장점을 공유했다. 또한 역외 투자자를 유치하려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감면 혜택을 줄 수 있는 특구 지정 등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두바이 마리나에 조성된 인공 수로를 따라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 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장성현 기자
두바이 마리나에 조성된 인공 수로를 따라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 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장성현 기자

◆세계 '최대', '최고'로 만든 두바이의 상징

두바이의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조망할 수 있는 두바이 프레임. 가로 150m, 세로 93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액자 형태의 건물인 이 곳 전망대에서는 두바이가 추구하는 도시 개발의 형태를 조망할 수 있다.

이 곳에서 간선도로인 셰이크 자예드 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달리면 다양한 형태의 초고층 빌딩숲이 줄줄이 이어진다.

지난 2022년 2월 완공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꼽히는 두바이 미래 박물관을 비롯한 온갖 랜드마크의 향연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로 정점을 찍는다. 163층, 높이 828m에 이르는 이 건물은 두바이 시내 어디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압도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초승달 아래 야자수를 형상화한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는 세계적인 부호들의 저택이 즐비하다. 야자수 가지 모양을 띈 것은 이 곳에 들어선 모든 빌라와 저택들이 해변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 고려됐다.

또한 중심 도로에는 높은 건물을, 야자수 줄기에는 낮은 건물을 세워 안정감을 줬고, 바깥쪽 초승달 모양의 섬에는 20여개 이상의 호텔을 유치했다.

이 곳에 들어선 전망대에서는 두바이의 마천루와 팜 주메이라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데, 4만원이 넘는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걸프만과 인공 수로를 연결한 뒤 수로를 따라 초고층 상업·주거 지역을 조성한 '두바이 마리나' 역시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꼽힌다.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 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초승달 속 야자나무 형상을 한 인공섬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 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초승달 속 야자나무 형상을 한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는 세계적인 부호들의 저택이 즐비하다. 장성현 기자

◆랜드마크 중심으로 전체 개발 이끌어

두바이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건축물들은 대부분 두바이가 도입한 공공주도형 개발 방식과 창의적인 도시 계획이 낳은 성과로 지목된다. 두바이는 공항·항만 등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해 두바이를 중동의 경제 중심지로 끌어올렸다.

특히 에마르 프로퍼티(Emaar properties), 낙힐(Nakheel), 두바이 홀딩(Dubai Holding) 등 정부 소유의 개발사들은 정부에서 국유지를 지원받은 뒤 외국인 투자를 받아 대규모 인공 구조물을 건설했다.

두바이의 도시 개발은 크게 6개 구역으로 구분돼 진행됐다.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하나의 블록을 구성한 뒤 관광·레저·사무·숙박·상업 등이 모두 가능한 고층빌딩이나 관련 시설이 원형으로 확대되는 방식이다.

거대 투자자들이 랜드마크 건설에 뛰어들면, 주변 지역에는 중소 투자자들이 각자의 목적에 따라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각종 개발 계획에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유연하게 반영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두바이의 랜드마크들이 경제적 성공을 거두면서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석유 부국들은 물론, 미국, 영국 등 해외 투자자들도 앞다퉈 지역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나딘 비타르 두바이 아랍타운지속가능센터&유엔개발프로그램 글로벌 컨설턴트는 "상징적인 건축물이 들어서면 관광객이 몰리고, 상권이 형성된다. 여기에 거주 기능 및 다양한 업무복합시설이 들어서면서 구역 전체가 발달하는 방식"이라며 "이 건물을 지었을때 투자가 계속 될 수 있을지, 주변 수익이 날 수 있을지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 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미래박물관 모습. 장성현 기자
두바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건설 등 공공 주도형 도시 개발과 강력한 규제 완화로 성장을 이끌어냈다. 미래박물관 모습. 장성현 기자

◆관광 대국이자 규제 없는 투자 천국

두바이는 다양한 인프라 기반 위에 원스톱 기업 지원과 세제 감면, 교육 지원 등 개방적인 경제 구조로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였다.

두바이에서 외국인이 기업을 설립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하루에서 1주일이면 충분하다. 해당 기업이 속한 국가 정부를 통해 몇 가지 금융 정보만 확인하면 바로 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무역자유지대와 금융자유지대로 지정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면제해준 점도 특징. 법인세는 지난 2021년 10월 G20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다음달부터 9%를 부과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자녀에게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서양식 교육을 지원하고, 중동 국가임에도 영어를 제2공용어로 채택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언어 장벽을 해소했다.

두바이는 원주민을 뜻하는 '에미라티(Emirati)'의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5%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외국인 비중이 높다.

19일 두바이에서 열린
19일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공공주도 개발 방식 설명회' 모습. 대구시 제공.

또한 외국인 출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외환 신고 제도도 생략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유입되는 노동자들로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세계의 중앙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앞세워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관광과 교통의 허브로 떠올랐다.

지난해 두바이 공항 이용객 수는 5천800만명으로 런던 히드로공항(7천만명)과 파리 샤글드골공항(6천160만명)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았다.

이종헌 대구시 신공항건설본부장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K-2 후적지 개발에 두바이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K-2 후적지에 금호강 물길을 활용한 수변공간과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물로 글로벌 수변도시를 조성하고 각종 규제 완화와 세제 감면 등을 통해 역외 투자를 유치하는 게 두바이 방식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