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마롯쿠’ 왕좌의 게임...“유통시장 점유율 5% 벽 넘어라”

유통업계 선두 자리 관건은 '올 여름 멤버십 전쟁'

이마트, 롯데, 쿠팡
이마트, 롯데, 쿠팡

최근 신세계그룹이 멤버십 서비스를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발표하면서 유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마롯쿠'로 불리는 이마트·롯데·쿠팡 등 유통 3사는 올 여름 유통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쟁을 앞두고 있다.

600조원대 국내 유통시장에서 유통 3사 모두 시장점유율이 5%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멤버십 서비스를 통한 충성고객 유치 경쟁이 '시장점유율 5%의 벽' 돌파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론칭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SSG닷컴·이마트몰·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홈페이지 사이트 메인화면에 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이마트와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6개 계열사가 함께 하는 통합 멤버십이다. 가입과 동시에 가입비만큼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고,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5% 할인을 주요 혜택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는 "캐시백과 각종 할인 쿠폰을 묶으면 연간 200만원 이상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셈"이라며, 유료 멤버십 가입자 1천만명을 목표로 세우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인 이유로는, 온라인 멤버십만으로는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02조원 유통시장(외식·여행 포함)에서 신세계·이마트(5.1%)의 시장점유율은 온라인 유통기업 쿠팡(4.4%)보다 소폭 높고, 롯데(2.5%)의 추격도 받는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이전까지 온라인 채널 옥션·지마켓 필두의 멤버십 '스마일클럽'(회원 300만명 추산)을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면세점·백화점과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라며 "사실상 유통시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이 사라진 '통합경쟁'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멤버십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월 요금 4천990원에 무료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쿠팡이츠 10% 할인,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10가지가 넘는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

지난해 말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은 1천100만명을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00만명 늘었다.

반면, 신세계는 유니버스 클럽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수 300만명을 확보했을 뿐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쿠팡이 신세계보다 약 4배 가량 많은 상태다.

유통시장 경쟁의 정점은 올 여름이 될 전망이다. 쿠팡은 영화 '존윅4' 공개에 이어 7월에는 'SNL코리아 시즌4'를 선보인다.

또 영국 프리미어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트레블'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를 초청해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내한 경기를 와우 회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도 멤버십 서비스를 다변화 중에 있다. 롯데는 기존의 '엘포인트 멤버스'에 이어 한달 이용료 3천원을 받는 '엘페이 프리미엄'을 선보였다. 롯데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LDF페이 10만원 페이백, 등급 업그레이드 혜택 등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멤버십 경쟁을 넘어 제조사들과 손잡고 프로모션을 펼치는 '합종연횡' 움직임도 커지는 중이다.

이마트·SSG닷컴·지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는 최근 CJ제일제당과 공동으로 상품 개발에 나섰다. 아울러 LG생활건강, 코카콜라와도 협업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새로운 멤버십 혜택을 야심차게 공개했지만, 무료배송 혜택이 없거나 적은 할인 쿠폰 한도 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멤버십 경쟁이 중장기적으로 유통 3사가 시장점유율 5%대를 돌파하는 계기를 마련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신세계와 쿠팡, 롯데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국내 유통시장에서 단일 기업이 시장점유율 10%를 넘은 사례는 없었다.

한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은 오는 2026년 700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 1분기 매출 7조3천990억원을 기록, 이마트(7조1천354억원)를 넘어 신세계·이마트 통합 매출(8조6988억원)의 85% 수준까지 추격한 상황이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 국내유통 시장에서 누가 고객을 감동시키느냐가 핵심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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