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가짜뉴스에 양평 군민만 피해"…여야 '고속도로 백지화' 공방 격화

양평군, 대책 회의 열고 사업 재추진 의지 다져…군의회는 '백지화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
국힘 "민주당이 2년 전 노선 변경 요청…김건희 특혜 의혹 '자가당착'" 비판
민주 "김건희 로드야말로 이권 카르텔…이를 덮으려 백지화" 주장

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청에서 전진선 양평군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청에서 전진선 양평군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촉발한 의혹 제기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백지화' 카드로 맞서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을 숙원으로 여겼던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여당은 '민주당도 노선 변경을 요청했다'며 광우병·사드·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등에 이은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야당을 향해 "양평 군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 장관을 맹비난하며 별도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공방을 이어갈 방침이다.

7일 경기도 양평군은 전진선 군수와 12개 읍·면 이장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대응 대책회의를 열고 범군민대책위 결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장협의회장들은 조속한 사업 재개를 위해 범군민대책위를 중심으로 10만 서명 운동, 플래카드 게시, 국민청원, 주민설명회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전진선 군수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만나 양평군과 군민 의견을 전달하고 향후 당에서의 역할, 국토부와 사업 재추진 방향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양평군의회는 이날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황선호 국민의힘 군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양평군이 전면적 대응에 나서자 국민의힘도 정부에 사업 재추진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양평 고속도로 건설은 경기 동부권 교통편 제고,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주민의 오랜 염원이 이뤄지도록 당에서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민주당을 향해서는 2년 전 도로 노선 변경을 요청해놓고 이제 와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주장하는 '자가당착'을 보인다며 맹비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미 2년 전 당시 민주당 최재관 양평군 지역위원장은 같은 당 소속 정동균 당시 군수와 협의하고 현재 변경된 노선에 포함된 강하IC 설치를 요청했다고 한다"며 "해당 건의는 양평군 내 12개 읍·면 주민간담회를 통해 도출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쟁에만 매몰돼 세상 모든 일에 색안경을 끼고 달려드니 낯 부끄러운 자가당착이 생기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국회 농성이 아니라 양평군민에 대한 석고대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분위기는 달랐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내가 못 먹으니 부숴버리겠다는 것이냐. 치기마저 느껴지는 장관의 백지화 선언이 백지화돼야 한다"며 원 장관 결정을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이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땅에는 KTX 노선이 축구의 '바나나킥'처럼 휘더니 양평 김 여사 일가 땅은 야구 '슬라이더 볼'처럼 궤적을 그리며 휘어졌다"고 비꼬았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김건희 로드'야말로 이권 카르텔이다. 이를 덮으려고 사업을 백지화한다는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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