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도 안 입히고…이건 살인" 예천 실종 해병대 장병 부모 절규

이날 오후 아들 실종된 곳 찾아 오열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특수 수색대가 수색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 예천에서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장병의 부모가 사고 현장을 찾아 아들의 생환을 빌며 오열했다.

실종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일병의 부모는 19일 낮 12시 30분쯤 실종 사고가 발생한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 일대를 찾아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작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적했다.

A일병 부친은 중대장에게 "(불어난 물에) 물살이 세게 치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며 "기본도 안 지킨다.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고 말했다.

또 "어제저녁에 딱 2분 통화했다. 물 조심하라고. 아이고 나 못 살 겄네"며 울음을 터뜨렸다.

모친 역시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내 아들 어디 있나, 가지 말라고 해도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 했다"고 주저앉았다.

A일병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 낮 12시 10분쯤에는 경북 예천군 호명면 고평교 인근 하천에서 육안으로 발견됐다가 다시 급류에 떠내려갔다.

구조당국은 실종 해병대 장병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인양을 위해 보트로 접근했지만, 다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간 것으로 확인됐다.

해병대 장병으로 추정되는 이 실종자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또 발견된 실종자는 빨간 반팔 상의에 전자시계를 차고 있는 모습이었다.

해병대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다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병대원과 소방이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일대에서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전우를 찾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