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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증권사 소집해 PF 연체율 관리 주문…하이투자, 부실채권 비율 7% 넘어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 매일신문 DB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 매일신문 DB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DGB금융 계열 하이투자증권의 부실자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자산비율도 나빠지는 상황이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10개 국내 증권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등 담당 임직원과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노출액) 리스크 관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부원장보는 "부동산 PF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써달라"는 당부와 함께 추가 부실 발생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 줄 것,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불거진 외국 대체투자 리스크 점검 강화 등을 주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48개 증권사의 부실채권 규모는 3조398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13.7% 증가했다.

자본 기준 상위 20개 국내 증권사에서만 고정이하자산금액이 2조8천267억원으로 나오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2조4천571억원) 대비 15.0%(3천696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들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6%로 같은 기간(1.8%)보다 0.3%포인트(p) 하락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7.13%로 가장 높았다. 금액으로 봐도 지난해 1천986억원 수준에서 올해 2천307억원으로 훌쩍 늘었다.

증권사 자산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개로 구분된다. 여기서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고정 이하 단계를 부실채권으로 부른다. 고정이하자산은 대출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긴 것이다. 그래서 고정이하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은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선 11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이 내놓은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이 증권, 저축은행 부동산금융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모니터링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부여한 26개 증권사 전체가 보유한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3월 말 기준 28조4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10%인 2조7천억원에 새마을금고가 참여했다.

여기서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17곳에 새마을금고가 공동 대주단으로 참여한 비중은 2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 보이자 일각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대구은행과 같은 그룹 계열사인데다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대구경북에 부실 PF가 많은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진다.

이와 관련해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지역을 분산해서 추진했기에 실제 대구경북 관련 부동산 PF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부동산 PF 사업 관련 우려가 커 자산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장을 분류하면서 고정이하자산비율도 높아졌다. 충당금을 쌓으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문제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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