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소속 5급 사무관이 지난해 말 초등학생 자녀의 교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끝에 아동학대로 신고, 직위해제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무관 측은 담임 교사에게 '왕의 DNA가 있는 아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말하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모 A씨는 지난해 11월 자녀의 담임 교사를 아동학대를 이유로 신고했다. 세종교육청은 즉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노조는 A씨가 담임 교사에게 교육부 사무관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나는 담임 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밤 늦게 교사에게 전화해 "우리 아이를 어떻게 지도했느냐", "다른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느냐" 묻는 일도 잦았다는 주장도 내놨다.
노조는 A씨가 교사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편지에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하라', '하지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달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새로 부임한 담임 교사에게 해당 편지를 보냈다"며 "아이가 3학년일 때 해당 학급은 두 차례나 담임 교체를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교사는 올해 5월 대전지방검찰청으로부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없음'을 처분받았다. 학교에서 열린 교권보호위원회는 A씨의 행위를 '명백한 교권침해'로 판단하고 서면 사과와 재발방지 서약 작성 처분을 내렸지만 그는 현재까지 위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학급 학생들 역시 불편함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열린 교권보호위원회에는 학부모 5명이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
학부모들은 "A씨의 자녀가 친구들에게 욕설을 하고 발로 차고 할퀴는 등의 폭력을 일삼았다"며 "(해당 학생으로 인해) 교체된 담임 선생님이 해당 학생과 다른 학생들의 갈등을 중재하고 교실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현재 사실여부 확인 중"이라며 "교육부도 이제 알았기 때문에 결과 발표까지 얼마나 걸릴지 특정은 할 수 없으나 신속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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