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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 세 분기만에 다시 늘어…빚 내서 집 사고 주식했나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가계 신용 설명회'에서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가계 신용 설명회'에서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2분기 가계 빚이 1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불었다. 높은 금리에도 가계 빚 감소세가 불과 두 분기 만에 끝난 것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한 데다 빚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62조8천억원으로 1분기 말 1천853조3천억원보다 0.5%(9조5천억원) 많다. 여기서 가계신용이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빚을 말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6천억원)와 올해 1분기(-14조3천억원) 잇따라 뒷걸음쳤지만 세 분기 만에 다시 반등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2분기 말 잔액(1천868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5조6천억원 적은 상태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잔액이 1천748조9천억원으로 1분기 말(1천738조8천억원)보다 10조1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31조2천억원)이 14조1천억원 늘어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1분기(4조5천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17조7천억원)은 4조원 줄면서 7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감소 폭이 한 분기 만에 15조5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10조원 이상 급감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이 9조5천억원 늘었는데 2021년 4분기 17조4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액"이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개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했고, 판매신용 감소세도 계절 영향으로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의 신용 공여가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된 부분도 있다"고 했다.

가계신용의 향후 추이에 대해서는 "3분기 이후 가계신용은 주택경기와 금융환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이를 잘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3조9천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5천억원)를 중심으로서 6천억원 감소했다. 할부금융회사의 할부금융 리스크(위험) 관리 강화의 영향으로 판매신용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어 전체 판매신용 감소액은 1분기(-3조3천억원)보다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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