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은영이 전국민 가스라이팅" 소아과 의사, '금쪽이 육아법' 일침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지 말아야"
"양육자 권위를 바로 세우고 아이에게 규칙과 한계를 정해줘야"

오은영 박사가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은영 박사가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의 교육관인 이른바 '금쪽이 육아법'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오 박사의 '금쪽이 류 방송'을 보고 많은 부모들이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는데, 그는 "전 국민이 '육아는 힘들다'는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달 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에서 이 프로그램(금쪽같은 내 새끼)이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하 원장은 "사실 기본만 갖추면 육아를 훨씬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언급한 '기본'을 "가정의 틀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육자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아이에게 규칙과 한계를 정해주는 것이다. 이것만 제대로 하면 아이를 키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물론 육아가 쉽다는 건 아니지만 힘든 것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훨씬 많은데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했다.

'양육자 권위'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 일원으로 만드는 거다. 가정에서 양육자가 권위가 없으면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며 "이런 아이는 유치원·학교에 가서도 선생님 말씀을 잘 안 듣는다. 성인이 된 뒤 사회에 나가서도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생활의 중심을 아이에게 양육자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원장은 또 오 박사의 '솔루션 육아'에 대해서 "솔루션 육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정신발달 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는 필요하다"며 "그러나 일부 아이에게 효과가 있는 방법을 전체가 따라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솔루션 육아를 다루는 방송에 '일반적인 아이에겐 이런 육아법을 적용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넣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박사의 육아법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대 의학 박사도 지난 7월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며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소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오 박사는 지난 7월 "금쪽이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다. 육아의 길을 잃은 부모가 문제를 공개하고 원인과 이유에 대해 같의 의논하고 앞으로의 육아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노력이라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이전에 비해 조금씩 변하는 게 있다면 그건 환상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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