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과 내년 총선 대구 출마 의중을 밝히고 있지만 지역 여론은 녹록지 않다.
이 전 대표가 특별 귀하 1호인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하는 등 최근 잇따라 '금도를 넘어선 언행'으로 입길에 오른 데다 대구의 현역 국회의원을 향해 '밥만 먹는 비만 고양이'라고 비난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본인이 추진하는 신당 당적으로 '영남'에서 당선돼 화려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내년 총선 조건부 대구 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동대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당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전 신당을 창당할 경우 바람몰이를 위해 대구 출마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중에도 신당에 동참할 사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신당 창당 동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KBS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 가운데 나와서 신당을 함께 할 사람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당연히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기대와 달리 이 전 대표를 바라보는 지역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분위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윤석열 정권은 대구시 정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고 이준석은 대구와 전혀 연고가 없다. 같이 거론되는 유승민은 아직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따라서 대구에서 이준석, 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거다"라고 전망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갑) 역시 "TK 분들이 전통적인 게 사실은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의리, 예절 이런 걸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는) 파괴력이 사실은 저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대한 무례와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과의 볼썽사나운 설전 등이 알려지면서 이 전 대표가 정치인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조차 보유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4대에 걸쳐 한국에 헌신한 인 위원장 가문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도 모자라 식당 칸막이 대화를 시도하면서 본인의 감정도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며 "이 정도 역량으로 대구에서 선량이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총선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대구 국회의원들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던 이 전 대표가 본인의 필요에 따라 대구행도 가능하다고 한 발언을 내놓자 '이 전 대표가 지역 여론과 관련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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