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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낙동정맥에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웬 말” 영천 만불사·지역민 결사 반대

하루 48t 소각장 건립 계획서 제출, 정부·지자체 관련법 및 조례 위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 감안, 환경오염 문제 등 있을 수 없는 일” 주장

만불사 아미타 영천대불. 매일신문DB
만불사 아미타 영천대불. 매일신문DB
영천시 북안면 고지2리 주민들이 내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반대 현수막. 만불사 제공
영천시 북안면 고지2리 주민들이 내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반대 현수막. 만불사 제공
경주시 서면 아화3리 주민들이 내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반대 현수막. 만불사 제공
경주시 서면 아화3리 주민들이 내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반대 현수막. 만불사 제공

경북 영천시 북안면과 경주시 서면 경계 구역에 위치한 사찰인 영천 만불사 인근에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소각장) 건립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관련법 및 지자체 허가 기준 위반 여부와 함께 환경오염 문제 등을 두고 주민들과 사찰이 결사 반대 입장을 보이며 관계기관에 엄격한 허가 잣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만불사와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 6일 경주시 서면 아화리에 하루 48톤(t) 규모의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 계획서를 대구환경청에 제출했다.

내년 2월 사업 적정 통보를 받아 6월 통합 환경허가 신청, 2025년 3월 폐기물 처리시설 및 환경오염 방지시설 설치를 통해 2026년 2월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에 만불사 불자 200만명을 비롯해 북안면 고지리 및 서면 아화리 주민 등이 반발하고 있다. 마을 입구와 도로 곳곳에 '주민 동의없는 소각장 결사 반대' '청정지역 마을에 의료폐기물이 웬말이냐' 등 현수막을 내걸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 입장에 대한 타당성을 알리고 있다.

만불사가 위치한 만불산은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중심 줄기이자 청정 자연지역이다. 또 연간 20만명 이상의 참배객이 다녀가는 만불사에는 높이 33m의 국내 최대 규모 불상인 아미타 영천대불과 10만분의 인등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등 문화재적 가치도 높다.

만불사 하병철 종무실장과 주민들은 "만불산과 만불사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감안하고 폐기물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을 따져볼 때 소각장 건립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환경부 지침에 정맥 300m 이내는 핵심·완충 구간을 구분하고 적정한 완충지역 확보 등 보전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경주시 조례에도 폐기물 처분시설은 도로법에 따라 개설된 도로에서 200m 이내에 있으면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며 "A업체가 주민 동의없이 임의로 제출한 계획서 내용을 관계기관이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주민 의견과 관련기관에 의뢰한 환경조사서 등을 수합해 경주시와 의견 검토를 거쳐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며 "허가, 보완, 반려 여부 등에 대해 결정된 것도 없고 세부 사안 역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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