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신임 KBS 사장이 지난 13일 취임하자마자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씨에게 하차를 통보하고, 프로그램 폐지 수순을 밟는 듯한 모습에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16일 오전 11시 기준 KBS 시청자상담실 자유게시판에는 박 사장이 부임한 지 3일 만에 550여개에 달하는 민원이 쏟아졌다. 이전까지는 일일 신규 게시물이 10여개에 불과했다. 해당 게시판은 KBS 홈페이지에서 실명 인증 등의 절차를 거친 회원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주진우 라이브 원상복구!" "더 라이브를 살려내라" 등이 주를 이뤘다. 한 시청자는 "가입까지 하고 글을 쓴다. 이게 무슨 공영 방송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취임 첫날 주요 임원 및 방송 진행자 등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4년간 KBS '뉴스 9'를 진행한 이소정 앵커는 인사권을 가진 보직자에게 갑작스레 하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지켜온 '더 라이브'가 결방되고, 16일까지 편성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더 라이브' 제작진은 "구멍가게가 하루 문을 닫더라도 이유를 적시하고 양해를 구한다"며 사측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진우 씨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오전 KBS에서 연락받았다. 이제 회사에 오지 말라는, 방송을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주진우 라이브'에서 잘린 것"이라며 "마지막 방송도 못 했다"고 적었다.
또 "(KBS)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지만,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정파적인 인물이 공영 방송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중권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주진우, 김어준 등) 거의 정당의 프로파간디스트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진행자로 앉혀놨던 것은 문제"라며 "적어도 진행은 중립적으로 하는 사람을 불러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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