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퀴즈' 출연 84세 고3 할머니, 최고령 수능 도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일성여중고 학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입실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일성여중고 학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입실하고 있다. 연합뉴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했던 김정자(84) 할머니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도전하면서 최고령 응시생이 됐다.

김정자 할머니는 16일 오전 서울교육청 제12시험지구 제17시험장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를 찾았다.

이날 김정자 할머니는 두꺼운 외투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교문 앞에서 일성여중고 학우들의 열띤 응원을 받으면서 시험장으로 입실했다. 일성여고 3학년 김정자 할머니는 5년 동안 결석 한번 없이 공부에 매진했고, 그 결실로 이번 수능에 응시하게 됐다.

4년 전 유퀴즈에 출연한 김정자 할머니는 영문학과에 진학해 미국에 사는 손주들과 '프리 토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김정자 할머니는 "허리가 굽어서 잘 못 걸어서 6시 30분 되면 집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자 할머니는 "책가방을 며느리가 사줬다. 그때 너무 좋았다"며 "내가 학생이라는 걸 느끼고 학생의 신분이 됐으니까. 첫 교실에 들어갈 때는 담임선생님 보고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 딸이 미국으로 출국하던 날 공항에서 엄청 울었다. 내가 이렇게 무식한 엄마라서 딸이 들어가는 출입구도 모르더라"며 "한글도 모르는데 영어를 내가 어떻게 아냐"면서 글을 몰라 서러웠던 당시를 전했다.

그때부터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한 김정자 할머니는 "배울 곳이 없더라. 우연히 주운 부채에서 문해 학교라는 걸 알게 돼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인생을 살아온 거 보면 꿈만 같고 이제 와서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내 인생에 공부만 생각하고 있다"며 "뭐든지 하고 싶은데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자 할머니의 근황 소식에 누리꾼들도 "파이팅", "좋은 성적 받길 바란다" 등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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