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은 수능 응원 현수막 철거 문제로 설왕설래 중

특정 출마 예상자 응원 현수막은 불법이라 철거 vs 정당 현수막은 합법이라 게시 형평성 논란
경산시 "신고 전화로 철거 불가피. 정당 현수막은 법 적용 배제"

경북 경산지역 수험장 주변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들이 내 걸렸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철거됐다. 김진만 기자
경북 경산지역 수험장 주변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들이 내 걸렸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철거됐다. 김진만 기자

"왜 우리 현수막만 철거하나요?"

경북 경산이 대학 수학입학능력시험 수험생을 응원하는 현수막 철거 문제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수능 시험일을 이틀 앞둔 14일, 경산에서 고사장으로 쓰일 고등학교 주변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내 걸렸다. 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경산)과 양재영 더불어민주당 경산지역위원장, 남수정 진보당 경북도당위원장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에서도 응원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게시됐다.

하지만 수능 응원 현수막 가운데 유독 최 전 부총리 측 현수막이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이튿날 경산시에 의해 철거됐다.

경산시 담당부서는 "'불법 현수막인데 왜 철거를 하지 않느냐'는 신고 전화가 있어 철거했다"고 밝혔다.

경북 경산지역 수험장 주변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정당 현수막들이 내 걸렸다. 김진만 기자
경북 경산지역 수험장 주변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정당 현수막들이 내 걸렸다. 김진만 기자

그러자 최 전 부총리 지지자들이 시에 항의 전화를 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최 전 부총리 관련 현수막 철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최 전 부총리의 한 지지자는 "작년 12월 최 전 부총리가 사면되고서 경산에 내걸었던 '감사 인사' 현수막도 금세 철거됐는데 이번에도 수능 응원 현수막이 내걸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철거됐다. 너무 야박하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시민 사이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 예상자 간에 이름 알리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수막을 놓고 신경전에 펼쳐지는 것 같다", "불법 현수막은 철거하는 것이 맞다", "최 전 부총리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당이 정당법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시·설치하는 '정당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의 적용배제 조항에 따라 현수막 설치 시 허가·신고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당 현수막 난립에 대한 반발 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국회 차원에서도 정당 현수막 설치 개수를 읍·면·동 단위에 각 2개 이내로 제한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경북 경산지역 수험장 주변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들이 내 걸려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철거됐다. 김진만 기자
경북 경산지역 수험장 주변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들이 내 걸려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철거됐다. 김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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