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실상 대표 부재 속, 제1야당 내우외환의 위기로 빠져들어

'설치는 암컷', '대통령 탄핵' 등 소속 국회의원들의 잇따른 막말에 지도부 고개 숙여, 청년 비하 현수막 사과도
당이 산으로 가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 '최대 주 3회 법원 출석'으로 사실상 제 역할 못 해, 비주류 이탈 조짐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8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영선·정경희 의원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강욱 전 의원의
국민의힘 김영선·정경희 의원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로 정국주도권을 잡는가 싶던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주 3회 법원 출석' 상황으로 몰리면서 사법 리스크와 리더십 부재가 다시 불거지고 있고 소속 국회의원들의 잇따른 막말과 사무처의 '헛발질'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당내 비주류 국회의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을 향한 당 외곽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어 분열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정치권에선 마음이 콩밭(법원)에 가 있는 당 대표가 당무에 집중하지 못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누적되고 있다며 이 대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국면전환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나온다.

또 당 안팎에선 가뜩이나 168석의 거대 의석을 앞세운 '탄핵 남발'이라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데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다가는 '오만과 독선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최강욱 전 국회의원의 '설치는 암컷'이라는 원색적인 여성비하 표현이 기름을 부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최 전 의원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며 "민주당은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청년 비하 현수막 게재를 사과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사무총장이 고개를 숙였다. 내년 총선에서 여성 표심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도부가 곧바로 수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분란에도 당의 간판인 이재명 대표가 보이지 않는 점은 더욱 치명적이다.

이 대표는 최근 '위증교사' 재판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판과 분리되면서 '최대 주3회 법원 출석'이 현실화됐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17일 대장동 공판에서 재판 부담을 호소하면서 진행 속도를 늦춰줄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 지도부 회의가 매주 월·수·금 이뤄지는 데다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당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딴 살림을 차리고 분가(分家)'하려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당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당이 위기로 빠져들수록 분당을 시도하는 세력에게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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