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문상철 전 비서관이 수행비서 성폭력 사건의 전후 과정을 담은 책 '몰락의 시간'을 최근 출간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8년 수행비서인 김지은 씨를 성폭행,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확정받았고 지난해 복역을 마쳤다. 책의 저자인 문 전 비서관은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의 범행을 폭로한 당시 같은 편에서 지지해 줬던 인물이다.
문 전 비서관은 2011년 비서실 메시지 및 여론조사 담당 비서관으로 안 전 지사와 인연을 맺었고, 2017년까지 7년 동안 안 전 지사를 수행했다.
안 전 지사와 함께한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안희정의 성장 과정에서부터 권력의 맛에 취해 점차 변질돼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되었을 때 안 전 지사는 남다른 신념으로 정치판에서 주목을 받았다. 초기에 결재 서류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다 안 전 지사는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되어 갔고,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다. 안 전 지사의 열렬한 팬덤까지 형성되면서 그는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해갔다.
저자는 안 전 지사가 이렇게 변한 배경에는 1980년대 운동권 동아리 같은 참모 그룹도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조직은 학생운동과 선거로 철저하게 검증된 친분, 술로 매일매일 서로를 확인하는 음주 문화, 조직 내 문제는 철저히 감싸고 외부에는 배타적으로 대하는 문화들이 뒤섞여 있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책에 안 전 지사의 여성 편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전 비서관은 "오래전부터 수행비서들이 인수인계를 주고받을 때 안 전 지사의 여성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안 전 지사의 여성 관계에 대해선 봐도 못 본 것이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안 전 지사의 일정 중에는 여성과 관련된 비공개 일정이 많았다고 서술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던 빡빡한 일정 중에도 유명 여배우를 보기 위해 차를 돌리는 일이 있었다"며 "당시 안 전 지사는 잡혀있었던 스튜디오 촬영 일정을 하지 않고 싶어 했는데, 한 여배우가 스튜디오에 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속도를 내라'며 다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현장에서 안 전 지사가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계속 말을 걸었고, 곁에서 보는 입장에서도 불안감을 느꼈다"며 "결국 여배우는 불쾌한 기색을 비치며 스튜디오를 떴다. 이 밖에 여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도 유독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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