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기록된 가운데, 과거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유했다가 면박을 당했다는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9일 온라인상에서는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학을 권했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글은 부산 한 지역신문 편집장 A씨가 지난해 1월과 12월 부산 남구청에서 발행하는 월간 소식지 오피니언란과 오마이뉴스에 각각 기고한 글이다.
글에서 A씨는 "수능 만점을 받은 어느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그 학생은 고향 부산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지만 원하는 대학과 학과는 이미 정해진 듯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서울대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부모에게 '그러지 말고 부산대학교에 원서를 넣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며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식사하던 일행들이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고 떠올렸다.
그의 말을 들은 학생도 뜻밖의 제안에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수능 만점자가 지방대학에 가는 것이 과연 인생을 망치는 일인지 지금도 납득되지 않는다. 이 일이 있고 얼마 뒤 그는 '예정대로' 서울대 교문을 밟았다"며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은 서울을 향한 우리의 열등의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어사전에는 '서울로 간다'는 뜻의 '상경(上京)' '귀경((歸京)'은 있으나, '지방으로 간다'는 단어는 없다. 서울 이외를 뭉뚱그려 '지방'이라 부르는 데서도 깊은 차별이 배어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한 것은 학생의 재능이 '평범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학생이 서울대에 진학하면) 부산도 아닌 그저 경상도에서 온 어느 유학생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유한 본질은 경계를 뛰어넘는 리더가 되어 서울과 지방의 벽을 허물어 달라는 당부를 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서울 대신 지방을 선택하라는 조언은 단순히 서울이냐 지방이냐의 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그 너머에 펼쳐질 장대한 비전을 봐달라는 의미"라며 "수능 만점자가 지방에 남는 것이 대단한 이슈가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것이 잘못일 수는 없다"고 글을 마쳤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본인 자녀가 수능 만점을 받아도 지방대에 진학하라고 권유할 수 있겠나",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왜 열심히 공부한 학생에게 지게 하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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