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뺑소니에 뇌사 피해자, 2달 된 새신랑이었다 "병원에라도 데려가 주지…"

음주운전 차량. 연합뉴스

휴가 나온 20대 군인의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에 빠진 피해자가 두 달밖에 안 된 새신랑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음주운전 피해자 A(32·남) 씨의 아버지는 14일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온 청주 청원경찰서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는 "사람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병원에라도 데려가 주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었다"고 울부짖었다.

가족에 따르면 A씨는 청주에서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해 온 자영업자였다.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사실은 그가 지난 10월 결혼한 새신랑이었다는 점이다.

A씨는 불경기로 인해 인건비를 아끼고자 본인이 직접 오토바이 배달을 나선 길이었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집에 손 한번 벌리지 않았던 성실한 아들이었고 그런 남편이었다.

A씨는 지난 13일 0시 26분쯤 평소처럼 배달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변을 당했다.

가해자는 휴가를 나온 20대 군인 B씨로, 당시 그는 여자친구와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어머니 명의의 차량을 몰고 다니다가 앞서가던 A씨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특히 B씨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그는 사고를 내고 A씨를 현장에 방치한 채로 달아났다.

경찰은 10시간 만에 자택에서 B씨를 검거해 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검거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수치에 미달했지만,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역추산한 수치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훌쩍 넘었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 기사의 신고로 A씨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현재 뇌사 상태에 빠졌다.

A씨 아버지는 "평생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며 호소했다.

A씨의 아내도 눈을 뜨지 못하는 남편을 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내 C씨는 "프랜차이즈 창업의 꿈을 갖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며 애를 쓰던 남편이었다"며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눈물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