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즈커피, 차별적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와 창업자 모두 '우롱'

포장·매장이용 가격, 가맹점별로 달라

컴포즈커피 아메리카노 가격이 가맹점별로 포장과 매장 이용 가격이 달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지선 기자

1일 A씨는 집 근처 '컴포즈커피' 외부에 걸린 1천500원 아메리카노 가격표를 보고 가게에 들어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안에서 커피를 주문해 마시려고 하니 매장 이용을 위해서는 1천원을 더 내야한다는 것. A씨는 "무슨 휴가철 해수욕장의 자릿세도 아니고 커피 마시는데 돈 더 내라고 하니 '덤탱이'를 맞은 기분이었다"라며 "매장 안 인테리어가 엄청나게 고급진 가게도 아닌데 커피값의 3분의2를 더 달라는 게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의 '고무줄 가격'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포장과 매장 이용 가격이 다른 것은 물론 지점별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가게' 같은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컴포즈커피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 시 기존 가격 2천500원에서 포장으로 할 경우 1천원을 할인하고 있다. 매장 이용을 하지 않고 바로 픽업한다면 1천500원에 아메리카노를 이용할 수 있다.

(좌)서울 중심지에 있는 컴포즈커피 매장 내 메뉴판과 (우)서울 외각에 있는 컴포즈 커피 매장 메뉴판을 살펴보면 아메리카노 가격이 다르다. 전지선 기자

실제 컴포즈커피 서울 중심부 지점과 외곽 지점을 직접 방문한 결과 두 곳은 같은 프랜차이즈 간판을 달고 있었음에도 메뉴판에 안내된 가격(아메리카노 기준)이 달랐다.

외곽 지점 메뉴판에는 아메리카노 가격이 2천500원으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키오스크로 주문해 포장할 경우에는 1천원이 할인됐다. 반면, 1천500원으로 표기된 중심부 지점에서는 메뉴판 가격과 포장 가격이 1천500원으로 동일했다.

외곽 지점 인근 직장에 다니고 있는 B씨는 "모든 컴포즈커피 매장의 기본 아메리카노 가격이 2천500원인 줄 알았다"며 "같은 프랜차이즈인데 어떻게 지점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나"고 황당한 기색을 보였다.

더구나 또 다른 지점의 경우 매장에서 마시는 금액과 포장 가격이 1천500원으로 동일했다. A씨가 이용한 지점 처럼 자릿세는 없었다.

컴포즈커피 본사 관계자는 "매장 이용 금액이 인상된 것이 아니다. 테이크아웃 이용시 1천원이 할인되는 구조"라며 "컴포즈커피 대부분이 테이크아웃 판매다보니 일부 가맹점주의 경우 매장 이용에 대해서 테이크아웃과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 매장 컨디션을 고려해 가맹점주님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사 정책을 따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컴포즈커피와 비슷한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의 경우 모든 가맹점의 가격이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유독 컴포즈커피만 불분명한 정책으로 소비자를 혼란케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차별적 가격 정책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은 물론, 점주와 예비창업자의 분쟁을 부추길 소지도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창업을 위해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를 알아보던 C씨는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인데 비슷한 거리에 있는 매장마다 표시되는 가격이나 판매 가격이 다르다면 고객의 혼란은 물론 더 싸게 표시된 곳이 이득을 보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라며 "컴포즈커피의 프랜차이즈 통일성이 없다면 프랜차이즈 비용을 왜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해당 운영 방식에)점주들의 항의는 없었다"며 "특수상권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본사와 확인 후 운영하고 있다. 각 컴포즈커피 매장의 지역에는 슈퍼바이저(가맹점관리)가 모두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컴포즈커피가 현재 정책을 고수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와 가맹점주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가격에 대한 차이가 있으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뿐 아니라, 실제로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분란이 날 수 있다"라며 "이를 방지하게 위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지역별 슈퍼바이저를 배치해 가맹점들의 합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