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건설산업 위기, 방치해선 안 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시공 능력 순위 16위인 건설사마저 버티지 못할 정도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유동성 부실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건설사들의 줄도산과 금융권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다행히 대구의 대표 건설사들은 재무 건전성이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PF발 위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행사 PF 보증 등에 따른 국내 21개 주요 건설사의 우발채무 규모가 8월 말 기준 22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29% 정도 늘었다. 금융권의 올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 연말보다 19조원 넘게 늘어난 134조3천억원이다. PF 연체율은 2020년 말 0.55%에서 올 9월 말 2.42%로 급등했다. 주택시장 침체에다 고금리 장기화·공사비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PF 사업장 곳곳이 부실 위기에 직면했다. 대출 만기 연장을 하며 버티던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한계에 몰리면서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하도급 사업 구조다. 따라서 종합건설사 한 곳이 도산하면 수십, 수백 개의 전문건설사를 비롯한 협력 업체들이 생존 위협을 받는다. 주택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사업 포기와 부도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구경북 건설사의 폐업 공고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327건에 이른다.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부는 PF발 위기가 건설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게 해야 한다. 부실한 기업과 사업장을 과감히 솎아 내고, 회생 가능한 기업에는 유동성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옥석을 가리지 않으면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연관 효과가 크다. 건설업이 위축되면 지역에 돈이 돌지 않는다. 특히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설 경기를 살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개별 건설사들이 자구 노력만으로 헤쳐 나가기에는 위기의 파고가 너무 높다.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추진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결단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는 관급공사 조기 발주와 함께 지역의 관급공사를 지역 업체가 수주할 수 있는 길을 지금보다 넓혀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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