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플레이션' 소비자 분노↑… '치킨집 대체재'로 눈 돌린다

롯데마트 PB상품으로 나온 치킨. 롯데마트 제공

고물가 시대 속 치킨 가격이 배달 기준 3만원을 웃돌자, 소비자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이에 냉동 치킨, 대형마트의 PB상품(자체 브랜드) 치킨 시장이 날개를 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을 두고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현재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은 1만8천~2만4천원. 여기에 배달비 3천~5천원을 합치면 치킨 한 마리에 3만원, 사이드 메뉴를 함께 주문하면 4만원이 훌쩍 넘는다.

한 소비자는 "가족이 4명이라 치킨 한 마리로는 부족해 사이드 메뉴를 함께 주문한다. 음식 가격에 배달비까지 합치면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보다 더 나온다"며 "야식 개념으로 치킨을 먹는데,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한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부문에서 치킨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2월 기준 120.13으로 2년 전인 2021년 12월(106.41)에 비해 12.9% 뛰었다. 실제로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BBQ·BHC·교촌치킨)에서 단합이라도 한 듯 가격을 인상하자 소비자는 '치킨집 대체재'로 눈을 돌렸다.

2022년 5월 BBQ에서 주요 치킨 메뉴 가격을 2천원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4월 교촌, 작년 12월 BHC까지 인상 소식을 전하면서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분노는 최대치로 올랐다.

이에 냉동 치킨 시장이 치킨집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합치면 더욱 저렴해져서 '가성비'로 훌륭하다는 평가.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일까지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매장 냉동치킨류 매출은 2022년 동기간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주문 매출은 34%가 늘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한 해 기준으로 냉동 치킨 상품군 매출이 각각 18%, 25% 증가한 것으로 전했다.

냉동식품 외에도 3사(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에서는 7천원~1만5천원대로 구성된 PB 치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PB 치킨이 출시될 때마다 프랜차이즈 측에서는 불쾌함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처럼 소비자의 선택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가맹점 수익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해서 가맹점 운영비, 인건비, 재료값 등 고려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운영비 등의 경우 지역별로도 차이가 큰데 지역별 지점마다 매출 차이가 크지 않도록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PB상품이나 편의점 즉석조리 제품에 대해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은 좋다"면서도 "전문 치킨 프랜차이즈 역시 노하우와 소스 등에서 차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R＆D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같은 치킨에도 퀄리티가 다르단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