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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이사회'로 수사 대상된 포스코 후추위, '내 갈길 간다'…24일 숏리스트 확정

깨져버린 공정성 논란 속에 최종 후보내놔도 정당성 확보는 미지수
이달 말 파이널리스트 정해지면 후보 공개

지난해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최정우 회장. 매일신문DB
지난해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최정우 회장. 매일신문DB

'초호화 이사회'로 수사대상이 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이 24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하는 심사를 진행한다. 공정성 논란 속에도 이들이 예고한 시간표에 맞춰 인선작업이 진행되면서 최종 후보가 나와도 정당성을 인정받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영공백을 막기위해서'라는 사외이사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그룹 차기회장 인선을 둘러싼 '짬짜미 의혹'은 좀체 숙지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날 제 7차 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확정한다. 앞서 후추위는 제 6차 회의에서 '롱리스트' 18명을 정하고, 외부인사 5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자문단에 이들의 평가를 물었다.

이날 후추위는 자문단 평가결과를 반영해 숏리스트를 압축한다.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1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후추위는 이달 말까지 심층 면접 대상자인 '파이널리스트'를 5명 내외로 추린 뒤 2월 중 최종 1인을 선정한다.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후추위는 파이널리스트가 추려질 때까지 인사 검증 과정 및 숏리스트 윤곽을 비공개로 할 방침이다.

포스코 전직 고위임원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의 핵심 가치가 공정성인데, 이미 공정성 정신을 어긴 후추위가 재계 서열 5위인 포스코 회장 선임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편의 코미디다. 지금이라도 사외이사를 재선임한 뒤 공정한 룰에 따라 차기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후추위 논란은 사외이사들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함께한 '초호화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사외이사 7명은 지난해 8월 최정우 회장 등과 캐나다에서 개최한 이사회에 참석했다. 회의는 단 하루에 불과했고 나머지 일정은 골프와 관광 등으로 꾸려졌다. 전세기와 전세헬기, 고급호텔, 고가와인 등을 곁들인 식사로 5박7일 동안 약 6억8천만원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오른 포스코 사내 임원들도 함께 동반한 것으로 확인돼 '짬짜미' 논란이 더 커졌다.

그보다 앞선 2019년 8월에도 중국에서 '초호화 이사회'가 진행됐다. 당시에도 전세기, 음식, 주류, 골프 등에 사용한 비용이 7~8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의 관련사건 고발에 따라 사외이사 7명은 모두 경찰에 입건된 상황이다. 이들은 최정우 회장 임기 중에 선임됐거나 연임한 인사들이다. 최 회장 본인이 비록 후보군에는 빠졌다고 하지만, 그가 낙점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여서 공정성과 신뢰성이 무너졌다는 비난에 맞딱뜨려 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자문단에 후보 평가를 맡겼기에 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후보 압축은 후추위 몫이어서 의미없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후추위는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다시한번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공정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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