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구선수 다리 잃게 한 음주운전자 "징역 4년 많아" 항소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제주 유연수 선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제주 유연수 선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술을 마신 채로 운전대를 잡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선수를 다치게 한 30대 남성이 1심 판결에 항소했다.

3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 치상), 강제 추행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 A씨 측이 전날 제주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5일 A씨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지 5일 만이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한 검찰도 항소한 상태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탑승한 차량 측면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17%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들이 탑승한 차량에는 유연수와 임준섭, 김동준, 윤준현 트레이너, 운전기사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에서 유연수가 87%에 달하는 전신 장애,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유연수는 1년 가까이 재활을 했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25세의 나이에 은퇴를 결정했다.

앞서 1심 선고 직후 유연수의 가족은 검찰 구형인 5년보다 형량에 적게 나온 것을 두고 "우리 아들은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가해자는 겨우 4년만 징역 살고 나오면 다시 일상에서 멀쩡히 생활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유연수도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가해자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 사과하려고 했다던데 저희는 받은 적이 없다"며 "와서 무릎 꿇고 사과했으면 그래도 받아둘 의향이 있었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분노도 함께 치솟았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월 제주도 내 모처에서 여성 B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도 있다. 만취한 B씨를 아내로 착각했다고 주장한 A씨는 1심 선고 이후 B씨 등에게 형사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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