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행이론]<6> 전두광-노태건 VS 윤석열-한동훈

전-노-윤은 이미 VVIP(각하), 한 다음 각하 될까?
윤-한, 문재인 정권에서 보면 '반역 세력’
한, 2위 그룹 압도하며 차기 지도자 0순위

역사에는 제법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우연 같은 필연의 '아틀라스 클라우드'(리안 감독의 영화, 불교의 윤회사상 기반)
역사에는 제법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우연 같은 필연의 '아틀라스 클라우드'(리안 감독의 영화, 불교의 윤회사상 기반)
서울의봄 영화에서 두 주인공 '전두광-노태건'(극중 배역). 출처=영화 포스터
서울의봄 영화에서 두 주인공 '전두광-노태건'(극중 배역). 출처=영화 포스터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

1천300만명을 돌파한 지난해 최고의 영화 '서울의 봄'의 명대사다. 영화에서 전두광(전두환 역)이 하나회 사모임에서 형광등을 하나 끄면, 이어 노태건(노태우 역)이 남은 하나를 소등한다.

둘은 결국 성공했다. 군사독재의 연장선상이었지만 둘 개인사는 휘황찬란했다. 둘 모두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아 "각하(VVIP)" 소리를 들었다. 뜬금포 '평행이론'이지만 윤석열-한동훈 콤비 역시 시대를 달리하지만 둘도 권력 측면에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고, 앞으로도 미래는 어둡지 않다. 한 분은 현재 '각하'의 위치에 있으며, 한 분은 '다음 각하'를 향해 거친 바다를 헤치고 순항하고 있다.

전두환-노태우의 잘 나갔던 군 시절 모습. 출처=MBC 화면 캡처
전두환-노태우의 잘 나갔던 군 시절 모습. 출처=MBC 화면 캡처

◆"나라를 위해 내가 권력을 잡는다"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했지만, 전두환-노태우 시절 국민들 살림살이는 나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마저 대선 후보 시절 "전두환 시절 국민들 살기는 좋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사뭇 뭇매를 맞기도 했다. '전-노, 윤-한' 두 커플 모두 나라의 편안과 발전을 위해 내가 권력을 잡겠다는 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윤 대통령은 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검찰 시절부터 운명적인 찰떡궁합. 가정(If)이지만, 전-노의 정치적 역학관계처럼 한이 각하가 되면, 윤 전 각하를 어려움이 빠뜨릴 수도 있다. 그래도 전(제5공화국)이 노(제6공화국)를 위해 백담사 치욕까지 감수했듯, 윤 역시 한을 위해 기꺼이 모욕을 감당할 수도 있다.

윤-한은 문재인 정권 시절 권력을 향한 도박(명분은 나라를 위하고, 정의를 위해)을 감행했고, 통쾌하게 복수에 성공했다. 검찰총장으로 핍박(징계)받고, 좌천(4번)으로 설움받던 둘이 2~3년이 흘러 대한민국 권력 최고 정점에 자리했다.

속된 표현으로 "인생에 잭팟"이 터진 것. 둘은 어쩌면 40년이 흐른 시점에서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을 염두에 두고 살아있는 권력에 맞섰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두환-노태우에 비견되는 윤석열-한동훈. 출처=동아DB
전두환-노태우에 비견되는 윤석열-한동훈. 출처=동아DB

◆셋(전-노-윤)은 이미 VIP 목표달성, 한의 운명은?

이 평행이론의 피날레(화룡점정)은 한이 찍어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첫번째 도박에 대박을 터뜨렸고, 두번째 도박에 나선다. 그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이후 이기든 지든 제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 그것을 알고 나왔다"고 일갈했다.

또다른 '로또'(각하)를 위해 위험('High Risk, High Return' 의미) 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고 선언한 셈이다.

총선 승리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사필귀정'(감옥행) 뜻대로 이뤄진다면, 한은 다음 각하를 향해 탄탄대로다. 시대정신도 천우신조(天佑神助). 한의 세대교체의 아이콘으로 우뚝 설 타이밍을 잡은 것. 산업화 시대가 끝나고, 운동권 세대가 저물고 있는 시점에 좌우(진보-보수) 진영논리를 넘어선 합리적-실용적 이념으로 X-세대의 구심점이 되어 이기주의 성향의 MZ세대까지 잘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한의 가장 큰 장점은 '세련된 엘리트 중 초엘리트'라는 사실이다. 얼치기 좌파 호소인(더불어민주당에 다수 포진)을 때려잡기에는 최적이다. 때문에 보수 진영에서는 한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 이미 한은 보수의 BTS급 인기를 구가 중이다.

하지만 서민들이 보기에는 한은 다소 위화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존재라는 단점도 갖고 있다.

지난달 10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간담회 후 시민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증명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출처=뉴시스
지난달 10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간담회 후 시민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증명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출처=뉴시스

한은 보수의 다음 대선후보 중 넘사벽이 됐다. 2위 그룹(원희룡, 오세훈, 홍준표 등)과는 압도적인 격차로 차기 지도자 선호도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전-노와 윤-한의 평행이론은 씁쓸하기 그지 없다. 87년 체제(대통령 직선제) 이후 정치적으로 더 퇴행하고 있는 3류(혹자는 4류)이니 말이다. 한이 아무리 잘하고자 한들, 나라가 어지럽기는 매한가지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