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지서도 못 뽑아요" 먹통된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 '분통터진다'

가상계좌 생성 장애 및 납세정보 반영 오류
민원인 불편 심각, 의도치 않은 체납 가능성도
행안부 “도입초기 필연적 오류, 안정화 중이니 기다려달라”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이 도입 후 각종 미비점을 노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과태료나 과징금 등 지방세외수입 납부기한을 22일로 연장했다.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이 도입 후 각종 미비점을 노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과태료나 과징금 등 지방세외수입 납부기한을 22일로 연장했다. '위택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도입된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이 계속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담당 공무원들과 납세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납세자 불편은 물론 의도치 않은 체납과 함께 이에 따른 불이익을 겪을 가능성이 상존해 빠른 조치가 시급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안정화 중'이라며 기다려달라는 말만 내놓고 있다.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에서 지방세를 효율적으로 징수하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2005년 최초로 구축된 뒤 약 19년 만에 1천700억원을 들여 전면적으로 개편됐다. 그간 지자체별로 각기 운영됐던 세무 서버를 클라우드 서버로 대표되는 최신 기술을 도입, 일원화 한 것을 골자로 한다.

21일 대구지역 다수의 기초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달 13일 도입된 차세대지방세입정보시스템은 간헐적으로 기능 정지를 일으키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출력하면서 말썽을 빚고 있다. 공무원들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도입 첫날 4시간 정도 먹통이 된 데 이어 지난 20일에도 약 30분 간 작동이 되지 않았다.

문제가 됐던 건 납세를 요청하는 고지서 발급과 관련된 기능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가상계좌를 이용한 납부에 쓰이는 계좌번호 생성도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급한대로 지방세입계좌를 바로 알려주는 등 다른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나 납부하는 사람이나 수납하는 사람이나 상당히 불편한 방식이다.

아울러 시스템에서 납세 정보 연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납입 이력이 즉각적으로 내부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아 완납 증명서를 당일에 발급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고, 반대로 체납이 많은 상황에서 완납이 된 것으로 처리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30분 가량 멎었던 지난 20일 오전 대구 한 기초지자체에 취득세 신고를 하러 온 한 시민은 "왜 이렇게 갑자기 프로그램을 바꿔서 고생시키냐"라고 항의했다. 이날 해당 민원인 외에도 취득세를 신고하러 3명이 발을 동동 구르다가 끝내 업무를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지방세입정보시스템 오류는 심각한 민원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의도치 않은 체납으로 가산세가 발생하면 개인은 물론 기업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고, 특히 국책사업 선정이나 정책금융 혜택 등 수혜가 불가능해지는 2차적 피해 위험도 있다.

박종국 영남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일시적인 기능 장애라 이런 조치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오류가 개선되지 않고 계속해서 발생하면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관계당국의 책임소재가 분명한 오류로 인해 과세지연이 일어나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일로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 해당 법안을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통 후 일주일 넘게 불안정한 서비스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행안부는 지난 20~21일까지였던 과태료나 과징금 등 지방세외수입 납부기한을 22일로 연장하기도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도입 초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결함"이라며 "현재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화 작업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진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조속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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