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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빚투' 열풍,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용잔고 급증…과열 우려도

반도체 관련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반도체 관련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최근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며, 이른바 '빚투'(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년 5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2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한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천237억9천만 원에 달하며, SK하이닉스 또한 2년 5개월 만의 최대치인 3천125억7천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을 뜻하는 신용잔고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레버리지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 증가율은 이달 들어 각각 10%, 52%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 증가율(6%)을 크게 상회했다.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은 미국 마이크론의 호실적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점 등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7.5%, 8.7%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AI 반도체주들이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반도체주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투자 열기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과열 양상을 감안할 때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IBK투자증권의 변준호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선반영된 만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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