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 두류공원 2·28 광장 환영

박영석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박영석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박영석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얼마 전 시장과 구청장·군수 정책회의에서 "두류공원 내 시민광장을 2·28 자유 광장으로 명명하여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대표로서 홍 시장의 이와 같은 의지를 크게 환영하며 지지한다. 2·28민주운동 정신은 대구시민정신의 한 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64년 전 자유당 정권의 부정과 불의에 맞서 대구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2·28민주운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다. 엄혹했던 시절이었지만 용기 있게 일어선 대구 고등학생들의 의거는 곧바로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 나가 마산 3·15의거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지방도시 대구에서 일어난 고등학생들의 시위였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 언론들도 시위 상황을 상세히 보도하며 주목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새벽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2·28민주운동은 2018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지난해 5월에는 4·19혁명 기록물과 함께 2·28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돼 이제 2·28은 세계인들에게도 소중한 역사요 가치가 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은 2·28민주운동의 소중한 가치와 의의를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보고 의거가 끝나자마자 바로 이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탑 건립에 발 벗고 나섰다. 매일신문이 주축이 되면서 기념탑 건립은 속도를 내 그해 당시 돈으로 600만환의 성금을 모금했다. 2·28민주운동기념탑은 이듬해 명덕네거리에서 기공식을 갖고 1962년 4월 높이 12m 규모의 기념탑이 네거리 중앙(당시는 로터리)에 세워졌다. 이때부터 명덕네거리 가운데 2·28기념탑은 대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늘 학생, 시민들과 함께 하며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과 교통 문제 등 여러 가지 환경 변화로 2·28민주운동기념탑은 1990년 명덕네거리에서 달서구 두류공원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이전한 지 30년을 훌쩍 넘긴 두류공원 2·28기념탑은 주변 공원의 아름다운 숲과 나무에 둘러싸여 365일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대구시가 기념탑 바로 옆에 위치하던 두류야구장을 모두 헐어내고 그 일대 전체를 쾌적한 광장으로 조성해 대구 시민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두류공원 2·28민주운동기념탑 옆 이 광장을 2·28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사업의 하나로 '2·28 자유 광장'으로 명명하기로 한 것이다. 2·28기념탑과 2·28 광장이 하나로 어울리게 되면 시민들에게는 휴식, 낭만과 함께 살아 있는 역사적 숨결도 느끼게 하는 최고의 명소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차제에 대구 도심 남북을 가로지르는 중앙로를 '2·28민주로'로도 개편했으면 좋겠다. 대구시는 2019년부터 중앙로에 대해 대구시의회의 결의를 거쳐 명예 도로명으로 '2·28민주로'를 부여해 놓고 있다. 2·28민주로가 생기면 도심 동서를 잇는 국채보상로와 함께 대구시가지 중심의 또 다른 상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일류도시,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산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도시에 흐르는 고유한 역사와 정신, 문화이다. 대구는 독립과 호국에 앞장섰고,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끄는 기반을 구축하는 등 나라를 지키고 일으키는 선봉에 늘 서 있었다. 특히, 대구는 2·28민주운동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벽을 열었고, 오늘처럼 자유와 민주를 꽃피게 하는 토대를 마련한 곳으로 더없는 자부심과 긍지가 넘치는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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