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막말·실책에도 무기력, 전투력 상실한 국민의힘

총선 D-15…반전 카드 급하다
속수무책 당하고 뒷북 대응…‘자중지란’ 지지율 깎아 먹어
강력한 전사 없는 ‘웰빙정당’ 조직적 선거운동 필요 지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대파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대파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빈발하는 상대 진영의 실책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상대 진영의 공격엔 맥없이 무너지며 내부 총질성 자중지란으로 지지율을 깍아 먹고 있다.

적극적인 이슈 파이팅으로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유권자를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당정 갈등에다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야권의 '묻지마식' 비판에 대해 되치기 역량도 부족, 기존 지지층으로부터도 멀어지는 중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여당의 실책이나 실언을 발빠르게 이슈화하거나, 실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덮어씌우기나 떼쓰기로 지지율을 높이고 자기 진영의 결속을 이끌어 내고 있다. 3면

선거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실책과 실언만 제대로 이슈화했더라도 선거판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는데 뒷북 대응과 무기력한 공세로 선거전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강원도 비하' '중국 사대주의' '2찍 국민' 등 지역과 국민갈라치기 성 발언을 했는데도 여권은 이를 이슈화하지 못했다. 이같은 발언은 정치 선진국이라면 정치권에서 퇴출되거나 감옥에 가야 할 사안이라고 정치학자들은 지적한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대파 가격을 거론하며 정부와 여당의 물가관리가 엉망이라고 공세를 퍼부을 때도 여권은 수세적으로 일관했다. 여당 일각에선 파 생산 농민들을 살리기 위한 가격 규제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대응이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야당의 공격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질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공격을 예상하고는 지레 후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종섭 주 호주 대사 논란, 대구 중남구에 공천했던 도태우 후보와 부산 수영구에 공천했던 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것은 상대 진영을 의식한 '자중지란'의 대표 사례다.

국민의힘은 도태우 후보의 '5·18 민주화운동 발언'에 대해 그 내막을 소상히 설명하기는커녕 어물쩍 물러서 버린 것, '이종섭 대사가 도피한 것이 아니라 고발 후 6개월이 지나도록 공수처가 소환조차 안 한 것이 팩트'라고 공세를 펴기는커녕 수세적 입장을 취하며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다.

한 정치평론가는 "좌파 진영은 격렬하게 싸우는 이들에게 보상을 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싸우는 전사를 대접하기는커녕 오히려 내친다. 국민의힘이 '웰빙 정당'이 된 것은 조용히 있으면 무난하게 공천을 받고, 앞장서서 싸우다가 실수라도 발생하면 그 때문에 공천이 날아가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여권 지지층에선 선전선동에 능한 운동권 세력을 상대하기 위해선 여권이 보다 조직적인 선거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야당은 영부인 문제와 대통령실 참모의 설화(舌禍)를 비롯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무차별 의혹을 제기하며 총선 국면을 휘젓고 있는데 여권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은 나무아래서 입을 벌리고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유권자들이 깜짝놀랄 만큼의 대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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