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좌·우 진영 결집도가 총선 승패, 남은 국정 방향 가른다

역대급 사전투표율 31.28% '여야 일방적 독주 없다' 분석
국힘 “여당 지지층 대거 참여”…민주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
대구 4년 전 사전투표 최저, 본투표서 67% ‘최고’ 대반전 전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국민의힘으로 대구살리기' 지원유세를 마치고 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지역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4·10 총선에서 좌·우 진영 결집도가 총선의 승패를 가르고 향후 국정 방향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5∼6일 실시된 4·10 총선 사전투표에서 역대 총선 최고치의 투표율(31.28%)을 보였다. 이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우파와 좌파가 사전투표 총력전을 펴고, 야당은 정권 심판과 탄핵, 여당은 이(이재명)·조(조국) 심판과 정치 교체로 맞서면서 양 진영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면서 결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10일 본선거에서 자기 진영을 최대한 결집시켜 60여 곳에 이르는 접전지역을 가져가야만 승리할 수 있기에 진영 논리를 더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고 야당 일부 관계자들은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지만 예년보다 많은 젊은 층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점, 60대 이상 노년층의 비중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한다면 야당 압승 관측은 섣부르다는 관측도 많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에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참여 비율을 나타냈던 대구는 4년 전 총선에서도 전국 최저 사전투표율을 보인 이후 본투표에서는 70% 가까운 높은 투표율을 기록, TK(대구경북)에서는 막판에 보수정당 지지층의 결집이 일어났었다.

4년 전 총선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총선에서는 정권 심판론에 맞서는 보수 대결집 바람 역시 TK는 물론, 전국적으로 거세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천428만11명 가운데 1천384만9천43명이 참여해 31.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p) 높다.

거대 양당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의 핵심 지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해 역대 총선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사전투표에서 기세를 올리는 첫 번째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당 관계자 역시 '사전투표에 우리 지지층도 대거 나오면서 투표율이 높아진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만으로는 여야의 우열을 점치기는 어렵고 선거가 박빙 승부로 흐를 가능성을 높이는 정량적 지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실제로 4년 전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저였고 이번에도 가장 낮은 사전투표율을 보인 대구(25.60%)는 2020년 총선에서 투표율 67%를 쏘아올리면서 32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나타냈다.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대구 유권자들이 본투표에 대거 참여한 것이다.

한 전직 국회의원은 "4년 전 보수정당이 대패했을 때는 정당 구심점이 약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라는 미래 권력도 존재해 보수 결집이 4년 전처럼 터무니없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한국 정치 지분을 거대 양당이 사실상 양분해 왔는데 이유는 두 정당의 지지층 규모가 엇비슷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이나 직전 대통령 탄핵 등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특정 정당의 일방독주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권력 빼앗아 와야'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렇게 상황이 전개되면 민주당의 묻지 마 탄핵 소추, 상임위원장 독식, 필리버스터 무력화 등을 걱정하는 견제론이 힘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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