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0 총선에서 참패한 집권여당…A부터 Z까지 모두 잘못됐다

쏟아지는 정권심판론 민심 읽지 못해…무감동 공천 비판도
이종섭·황상무·의정갈등 장기화 등 용산발 악재 부담
한동훈 원톱 체제만 고집, 외연 확장 못해

국민의힘 윤재옥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 투표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하며 이만희 종합상황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 투표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하며 이만희 종합상황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하며 여소야대 국면을 뒤집고 입법 권력에서도 진정한 정권 교체를 이루려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정권심판론을 중심으로 한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변화하지 못한 채 선거에 돌입한 게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역 중심 공천이 감동을 끌어내지 못했고 이종섭·황상무 사태, 대파 논란과 함께 의·정 갈등 장기화 등 용산발 악재들도 부담이 됐다는 해석이다. 집권여당으로서 나라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등 혁신 없이 '이조(이재명·조국)심판' 등 네거티브에만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10일 냉혹한 성적표 앞에 선 국민의힘은 지난 2월부터 시스템 공천이란 명분을 앞세워 혁신을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역 불패 공천이란 비판을 받았다. 중도 표심을 고려해 도태우·장예천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이들이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며 '호떡 공천'이라는 비아냥도 샀다.

이종섭·황상무 사태는 수도권 표심을 출렁이게 한 결정적 장면이다. 대통령실발(發) 악재에 한동훈 위원장이 맞대응하며 당정 갈등으로 비화됐고 뒤늦게 두 사람 모두 사퇴하며 봉합했지만 '만시지탄'이란 평가만 받아왔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낳은 파장도 컸다. 고물가로 서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생활 물가를 모르는 정권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며 국민감정을 자극해 심판 여론을 키웠다.

대통령실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던 의대 정원 확대 갈등이 장기간 이어진 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하는 국민들 사이에서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나만 옳다'는 이미지를 강화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원톱 체제'가 이어진 점도 중도와 청년층, 수도권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위원장의 입이 당의 메시지를 독점하며 지지율 상승에 정체가 오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과 대통령실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낼 스피커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잇따랐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도 유연하지 못했다. 조국 대표를 중심으로 한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부동층 표심을 정권심판론으로 급격히 끌고 가고 있었지만 국민의힘은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네거티브를 하는 데만 그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통령실은 끝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고군분투했지만 총선 승리보다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